허례와 허식 그리고 실속은 그릇과 음식의 관계와 같다. 그릇이 예쁘고 아름답다고 음식이 나쁘면, 나쁜 것이듯 겉치레가 아무리 화려해도 실속이 없으면 나쁜 것이 된다.
옛 날 중국에 한 자린고비 양반이 있었다.
이 양반은 지역에서 가장 예쁘고 훌륭한 잔치그릇을 가지고 있었다. 그릇에는 매 그릇마다 담을 음식들이 채색된 그림으로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림들이 얼마나 생생한 지 마치 실제 음식처럼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이 자린고비 양반은 매번 이 잔치 때마다 이 그릇을 이용해 득을 봤다.
사실 그 득이란 게 별개 아니다.
잔치를 하면서 그릇만 내놓고 실제 음식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하루는 한 손님에 물었다.
“아니 어찌 음식이 없습니까? 뭘 먹어야 하나요?”
그러자 자린고비 양반이 답했다.
“아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지 않소. 보기 좋은 음식이 그득한 데 보기만 해도 배부른 게 아니요. ㅎㅎ”
어이없어하는 손님을 뒤로하고 자린고비 영감이 웃으며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