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날 중국에 두 자리고비 양반이 이웃하며 사이 좋게 살았다. 어느 여름날 한 자리고비가 옆 마을 자리고비 양반 집에 놀러갔다.
하인이 차를 들고 들어왔는데, 옷이 없어 기와장 두 장을 묶어서 허리에 걸쳐 앞뒤 민망한 곳만 가린 채였다.
집 주인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니, 내가 손님이 있으면 제대로 의관을 갖추라 했거늘, 이게 체면 안 서게 무슨 짓이냐!”
놀란 하인이 급히 나갔다.
잠시 뒤 들어온 하인은 여전히 옷을 벗은 알몸이었다.
다만 기왓장 두 장 대신 이번에 큰 뽕 잎 두장을 끈으로 엮어 역시 앞 뒤 민망한 곳만을 가린 채였다.
주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차를 권하자, 놀러온 자린고비가 말했다.
“아니. 주인장 보니까 낭비가 심하시오”
주인이 되물었다.
“무슨 말이시오? 내가 어찌 낭비가 심하단 말이오?”
객이 답했다.
“어찌 하인이 겨울옷 여름옷을 구분해 입는다는 말이요. 내 그 것만 봐도 주인장이 얼마나 낭비가 심한 줄 알겠오.”
그러자 집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이 양반아, 내 어찌 그런 도리를 모르겠어. 내 저 놈을 지난 여름에 거둬들였는데, 당시 조건이 먹는 건 자기가 어찌 알아서 해결할테니, 옷만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오. 그러니 달랑 여름 옷 한 벌로 되겠오. 겨울옷도 장만해줘야지!”
그제서야 놀러온 자린고비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본래 도적놈 심보는 끝이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