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는 것 같아요.”
데뷔 8주년 기념 & 미니 2집 앨범 <셀러브리티(CELEBRATE)>를 발표하는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의 소감은 남다르다. 소위 말하는 ‘7년차 징크스’를 넘고 선보이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은 7년차만 되면 심한 진통을 겪는다. 씨스타, 시크릿, 포미닛 등 숱한 그룹이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해체됐다. 한국에서는 표준계약서상 최대 7년까지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당연히 소속사에서는 인기를 쌓은 후 오랜 기간 수익을 내기 위해 7면 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재계약 시기가 도래하는 7년차가 되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가 결국 입장 차이를 조율하지 못해 해체의 길을 걷게 된다.
ⓒAround US
하이라이트는 원래 비스트로 더 잘 알려진 그룹이었다. 지난해 멤버 장현승이 탈퇴한 후에는 5인조로 재편됐다. 하지만 5명이 동시에 전 소속사에서 나오게 된 후 상표권 문제로 ‘비스트’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돼 하이라이트로 재탄생됐다.
“그동안 행복한 일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다섯 멤버가 뭉쳐 회사를 만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취미 생활도 공유하면서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팀이 유지되고 있어요. 단순히 그룹의 멤버들이라기보다는 고교 때부터 만난 친구처럼 지내고 있죠.”(손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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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그동안 개별 활동에 매진해왔다. 리더 윤두준은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다수 출연했고, 이기광은 솔로 앨범을 냈다. 싱어송라이터인 용준형은 프로듀싱 작업에 매진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모여 앨범을 준비할 때는 모든 개별 활동을 뒤로 하고 하나로 똘똘 뭉친다. 하이라이트가 있기에 각 멤버도 존재하고,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명언에 공감됐어요. 축구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도 팀이 먼저란 생각으로 활동에 임하고, 본인이 팀에 맞추면 자연스럽게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져서 롱런하게 되는 것 같아요.”(양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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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용준형과 작곡가 김태주로 구성된 프로듀싱팀 ‘굿라이프’가 밑그림을 그렸다. 거기에 이기광이 참여한 곡 등을 더해 멤버들이 직접 만들었다. 타이틀곡 ‘어쩔 수 없지 뭐’는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인상적인 록 기반 댄스곡이다. 공개 직후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휩쓸며 하이라이트의 녹슬지 않은 위력을 과시했다. 비스트로 활동할 때 보다 노래의 분위기도 한결 밝아져 팬들이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비스트 때는 무겁고 우중충한 느낌의 음악을 많이 들려드렸어요. 그더다 보니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못 보여드린 아쉬움이 있었죠. 좋은 에너지로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견을 모아 이번 앨번을 만들었어요. 특히 수록곡 ‘셀러브리티’는 팬들을 위한 노래예요. 우여곡절을 겪는 우리를 보며 팬들이 함께 걱정하고 아파하는 것을 봤죠. 이 노래를 들으면 팬들이 자신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란 것을 당연히 눈치챌 거예요.”(용준형)
하이라이트는 어느덧 중견 그룹의 대열에 합류했다. 함께 활동을 시작했던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하나 둘 해체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후배 그룹들이 더 많다.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전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비투비와 비슷한 시기에 함께 활동하게 됐다.
“아끼고 친한 동생들이어서 한날 한시에 같이 활동하는 것은 행운이에요. 동생들과 파이팅하면서 방송사에서도 재미있고 즐겁게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좋은 성적을 얻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와 팬 모두 같지만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웃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려 해요. 힘이 닿는 데까지 오래 활동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멋진 길을 다져가려고 합니다.”(윤두준)
기자 김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