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랑의 온도
2017년 9월 18일 s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월화 드라마 <사랑의 온도>
다르지만 이상하지 않다. 남녀 주인공이 만난 지 5시간, 실제로 대화한 시간은 30분뿐인데 남자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에게 사귀자고 말한다.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의 고백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데도 시청자들은 이미 그들의 로맨스에 푹 빠져 있다. 시청자를 납득시키는 건 대본, 그리고 연출의 힘이다.
SBS <사랑의 온도>는 순애보를 가진 남자와 지극히 현실적인 여자의 로맨스이다. 이는 SBS <따뜻한 말 한마디>,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SBS <닥터스> 등을 집필한 하명희 작가의 신작이다. 하명희 작가는 매우 현실적이고 전형적인 상황을 섬세한 감정선과 대사를 통해 ‘특별한 로맨스’로 만드는 데 능하다. 연상연하라는 컨셉은 ‘클리셰’, 살짝 진부할 수 있지만 어린 남자의 고백이 가볍지 않게, 나이 많은 여자의 거절이 싱겁지 않게 느껴진다.
컬러와 흑백을 오가며 화면에 온도를 더한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드라마의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흑백 화면은 추억의 느낌을 준다. 완벽한 타인이었던 두 사람이 인연임을 알리는 장면을 시작으로 현수가 어리게만 봤던 정선을 처음으로 남자로 느끼는 장면, 드라마 공모에서 떨어져 낙담한 현수를 정선이 여의도공원으로 데려가 함께 웃는 장면 등 두사람의 사이의 감정선을 형성하는 장면들이 모두 흑백으로 처리되었다. 이러한 흑백 장면들에 대해 드라마를 연출한 남건감독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의 사진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여자 주인공을 맡은 서현진 역시 이러한 담담하고 현실적인 로맨스에 능한 배우로 통한다. <식사를 합시다2>에서는 일년 365일 다이어트에 시달리면서도 맛있는 ‘먹방’을 펼치는 백수지 역을, <또 오해영>에서는 너무도 잘난 동명이인 오해영에게 언제나 열등감을 느끼지만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오해영 역을 맡아 ‘로코퀸(로맨틱 코미디 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작 <또 오해영>에서는 거침없이 사랑할 줄 아는 용감한 여자였다면 이번에는 적당히 겁도 많고 타인의 눈치도 많이 보는 그야말로 보통의 여자다. 때문에 더욱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