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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tvn에서 2017년 8월 12일 방영을 시작한 주말 드라마 <명불허전>
<명불허전>, 정말 이름값을 하는 드라마가 나왔다.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어느덧 드라마 명가가 된 tvn의 새 주말 드라마 <명불허전>은 조선 한의사 ‘허임(김남길 분)’이 400년을 뛰어 넘어 외과의사 ‘연경(김아중 분)’을 만나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허임’이라는 생경한 실존 인물을 다루었다는 점, 또 하나는 메디컬 드라마와 타임슬립 드라마라는 두 가지 장르가 섞여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허임은 허준과 동시대를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허준은 한국사람들이 ‘한의사’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의학에서는 허임 역시 허준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선 침구의학의 발전을 이끌었기 때문. 그는 임진왜란이라는 참혹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목숨을 살려 ‘조선 제일침’이라 불렸다. 그러나 그의 존재를 아는 한국인은 드물다. 제작진은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극에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이 드라마는 ‘실존인물 허임이 침통 하나 들고 21세기 서울에 나타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타임슬립'이 단골 소재로 사용되면서 시청자들도 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신선함이 없다면 독이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명불허전>은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타임슬립 드라마의 식상함을 극복한다. 최근 의학계의 화두인 ‘병원의 자본화’를 다루면서 돈보다 생명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다는 주제를 위해 ‘허임’이라는 과거의 실존 인물을 데리고 온다. 두 주인공은 한의사와 양의사, 400년의 시간이라는 차이를 뛰어 넘어 ‘진정한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통해 교감한다. <명불허전>은 드라마 전체의 메시지를 위한 도구로써 타임슬립 소재를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남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남길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 퓨전 사극의 느낌과 현대극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김남길의 능구렁이 같은 연기 덕에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