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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3 - 부채의 함정

야누스 얼굴을 한 빚의 유혹에서 벗어나라

 

빚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 웃는 선물의 얼굴과 모진 야차(夜叉)의 모습을 갖고 있다. 약간 무리를 하더라도 대출 받아 내 집을 마련하거나 좋은 주식을 사면 대출이자 보다 높은 수익으로 웃음을 안겨준다. 반면 힘에 부치는 과다한 부채는 자유를 빼앗고 가정을 무너뜨리며 심하면 삶까지 망가뜨리는 저주를 초래한다. 착한 얼굴의 유혹에 빠져 야차의 모습을 잊으면 빚의 노예가 되고 만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의 늪에 빠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빚/ 如心 홍찬선

 

빚은 냉혹한 야누스

좋은 빚은 웃음을 선물하고

나쁜 빚은 야차의 저주를 퍼붓는다

 

빚은 자유와 노예의 담장을 걷고

빚은 가족행복과 가정파괴의 줄다리기를 하다

빚은 삶과 죽음을 갈라놓는다

 

확률에 인생을 거는 것은 철부지 사랑,

네 잎 클로버로 행복을 짓밟지 마라

빚은 현실이고 이익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어음,

 

빚의 노예가 되지 말고

빚의 주인이 되어라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빚에서 벗어나라

 

 

빚이 삶을 살찌우는 선물이 될지, 아니면 자유를 빼앗고 가정을 파괴하며, 경우에 따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야차일지는, 나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나의 현재 소득과 앞으로 예상되는 소득으로 대출이자를 갚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빚을 진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집값과 주가가 내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할 때는 어느 정도 무리를 해서, 대출받아 집과 주식을 사는 게 낫다. 내야 할 이자보다 예상되는 투자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이자가 무서워 대출받지 않고 있으면, 집값과 주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초저금리였던 2020~2021년에 ‘영끌’과 ‘빚투’까지 등장했던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 일부에서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훨훨 날아가는 집값과 주가를 그냥 볼 수 없는 상황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제상황은 늘 바뀐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정체, 또는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면 상황은 정반대다. 칡범 해, 임인년(壬寅年) 정초부터 대출을 많이 받아 집과 주식을 산 사람들에게 폭탄이 터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13일,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코로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0년 5월 0.5%까지 인하했던 기준금리가 1년10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은행의 대출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57~5.07%로 2021년 8월31일(2.62~4.19%)보다 껑충 뛰었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3조2000억원 늘어 1인당 16만원 정도 증가한다. 따라서 지난해 8월말보다 전체로는 12조8000억원, 1인당 64만원 정도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2021년 5월21일 3249.3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도 1월18일에 2900 아래로 떨어졌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21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5%로 한은의 목표치 2.0%를 상회한데다, 올 들어서도 물가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오는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한은도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려 1.7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혼조세를 보여, ‘영끌, 빚투족’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2022년은 빚을 줄이는 해로 삼아야 함을 뜻한다.

 

 

 

 

그날 이후/ 如心 홍찬선

 

젊었을 때, 하루라도 먼저

깨달은 것이 큰 복이었다

 

신용카드를 돌리고, 돌리고

돌리다 막히면 삶도 끝장이라는 것

 

꿈을 꾸어야 나아지지만

꿈만 꾸어선 더 꼬일 수 있다는 것

 

돈은 쫓아가면 도망가듯

사랑도 무심한 듯해야 따라온다는 것

 

큰 딸 응급실 치료비를 걱정하며

빚이 무섭다는 것을 뼈저리게 안 것은

학교에선 배우지 못한 큰 가르침이었다

 

필자는 1992년에 ‘빚의 야누스 얼굴’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파트 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받아 샀다가, 매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대출이자 갚는 데 썼다. 신용카드를 여러 개 발급받아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언 발에 눈 오줌은 더 두꺼운 얼음이 되어 동상으로 번졌다. 갑자기 고열에 시달려 응급실로 달려간 큰 딸의 치료비도 간신히 낼 정도로 막판까지 몰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결단을 내렸다. 당시 연봉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하고 아파트를 팔았다. 규모가 작은 빌라로 갈아 타 빚을 줄인 뒤에야 겨우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그때부터 빚의 무서움을 깨닫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절대 지지 않았다. 다행히 10여 년 전에 빌라를 살 때 받았던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빚이 모두 청산되자 삶의 자유를 얻었고 가정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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