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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도 곧바로 넷플릭스행…극장들 어쩌나

극장 중심 한국영화계에 '뉴노멀' 자리 잡나
"할리우드 제작 중단…한국 영화에는 올해가 기회" 긍정론도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면서 영화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영화를 제외하고,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개봉이 늦춰지면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향후 비슷한 사례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극장 중심의 관람 및 제작 행태가 바뀌는 등 영화계 전반에도 '뉴노멀'(새로운 정상)이 자리 잡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 "개봉 미룰수록 손해" 넷플릭스행

 

 다음달 1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윤성현 감독 신작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 등 충무로를 이끄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월 20일 개막한 올해 제70회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도 초청돼 작품성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배급사 리틀빅픽처스 측은 베를린영화제 화제 몰이에 이어 곧바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연기를 결정했다.

 이 영화 순제작비는 90억원, 홍보 마케팅 비용은 27억원으로, 총 117억원이 투입됐다. 홍보 마케팅 비용은 이미 다 소진한 상황이다.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작품은 후반 작업이 미뤄지면서 개봉이 이미 밀린 상태였다"면서 "영화를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과 외부 투자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언제까지 미룰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극장 개봉을 할 경우 홍보 마케팅 비용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집콕족'이 늘면서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수요가 폭발하는 점을 고려할 때 '최선의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코로나 여파로 3월과 4월 극장 개봉 일정을 못 잡은 영화만 어림잡아 50편이 넘는다. 이에 따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사냥의 시간'처럼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에 공개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 극장들, 신작 없어 발 동동


 당혹스러운 곳은 극장이다. 극장은 최근 신작이 없어 재개봉작으로 연명하는 상황이다. 볼만한 영화가 없다 보니 극장을 찾는 관객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난주 말 이틀(21∼22일) 동안 극장 전체 관객은 13만4천925명이었다. 토요일인 21일은 7만명대, 일요일인 22일은 6만명대로, 주말인데도 하루 관객 수가 10만명을 밑돌았다.

 극장 관계자는 "현재 극장 개봉이 어렵고 넷플릭스 등 부가시장이 활성화한 상황에서 배급사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산업의 전체적인 생태계를 해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극장들은 그동안 넷플릭스와 힘겨루기를 해왔다. 넷플릭스 영화를 극장에서 개봉할 경우 2~3주 유예 기간(홀드 백)을 거쳐 넷플릭스에 공개할 것을 요구해왔다. 홀드 백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멀티플렉스들은 상영을 거부한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OTT 등장으로 극장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영향력은 더욱더 감소할 것"이라며 "투자 제작 단계에서부터 OTT와 계약하는 한국 영화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할리우드 제작 중단에 한국 영화 극장 개봉 오히려 기회"


 반면, 올해가 한국 영화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잡혀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전제하에서다.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넷플릭스, 아마존 등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영화 제작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블록버스터부터 독립영화까지 줄줄이 올스톱됐다.

 영화계 관계자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할리우드 영화들은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남미 시장 등이 모두 안정돼야 공개할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는 개봉을 거의 못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 영화는 대부분 내수 시장에 의존한다. 국내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면 한국 영화는 경쟁작이 없어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부터 넷플릭스 용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면 제작자나 투자배급사 입장에선 극장 개봉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해동주말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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