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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중국 하] 중국 거시적 통제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중국 한반도 외교의 분수령은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될 듯

 

“거시적 통제 능력을 강화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의 결정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중앙정치국은 지난 9월 2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응 방안으로 이 같이 결정했다.

 

회의는 중국의 경제 전략과 그에 맞춘 전술 수립을 위한 것이지만, 결코 경제에 국한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중요한 게 바로 ‘거시적 통제 능력’의 제고다.

지구촌의 경제 상황은 중국 혼자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중국에 비해 아무리 미미하다고 해도 중국은 지구촌의 모든 경제활동에서 상대를 가지고 있지, 중국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없다. 현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서 중국은 상대가 아무리 미미하다고 해도 양자 협상 혹은 다자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중국이 언급하는 ‘거시적 통제 능력’은 바로 이 협상 합의도출 능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결국 글로벌 다자간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적당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상대방, 혹은 다수의 국가를 중국이 원하는 합의안에 동의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은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가장 큰 장애는 기존 글로벌 무역질서에서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다. 이 시스템이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했던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벌판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 거대한 시스템에 틈을 찾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협상의 여지를 더욱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의 관심이 아프리카와 ‘브릭스’ 주요국들이 포진한 남미 지역에 쏠리는 이유다. 중국은 이를 ‘글로벌 남부지역’이라 묶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중국의 선택은 시대적 흐름과도 상통한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열전의 시대’가 갑작스런 순간 ‘냉전의 시대’로 바뀌더라도 과거 구 소련이 주축이 된 공산진영처럼 미국과 함께 글로벌 밸류체인을 양분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열전의 시대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이 순간, 중국의 존재 가치를 높여 미국이나 EU에 대한 협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여기 또 다른 변수가 남중국해와 극동아시아다. 중국에 있어 남중국해는 필리핀과 해상권 다툼이 있고, 대만 문제가 있다. 극동아시아의 위기는 한반도 남북한의 문제다. 필리핀과 충돌이 지속하면서 필리핀은 미국의 사드까지 배치하고 나섰고, 대만 해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 이어 독일과 일본까지 함정을 보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서 지금까지 중국 행동을 통해 엿본 중국의 생각은 남중국해의 작은 분쟁들이 생기는 것은 중국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어차피 시대는 열전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분쟁이라면 피하지 않는 게 중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중국이 당사자인만큼 상대가 전쟁을 걸어오지 않는 한 전쟁 발발 여부는 중국의 손에 달렸다. 즉 상황의 진전을 중국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니, 협상 능력 제고를 위한 조치들만 하면 된다. 군사적 압박에 적극적인 군사적 대응을 하되, 분쟁 주변국들과 우호관계를 높여 국제 여론에서 우호적인 목소리가 나오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게 남중국해 현지 상황을 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중국은 인도와 국경 분쟁을 종식시키는 협상을 이끌어 냈고, 필리핀과 이웃한 베트남과 친밀도를 높이고 나섰다.

 

한반도는 중국에게 어려운 과제다. 남한은 철저히 미국 자본주의 편에 서 있고 북한은 말썽 많은 개구쟁이처럼 굴고 있다. 북한이 적당히 있으면 좋을텐데, 호락호락하지 않는 게 북한이다.

 

어떻게 한반도에서 중국은 ‘거시적 통제 능력’을 제고할 것인가? 이 때 주목되는 게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분위기가 현재 고도되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태도가 최종 결정될 중요한 순간이다.

 

중국의 지금까지 태도는 “한국은 동반자”라는 것이다. 함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로 중국이 지구촌을 평화의 시대로 파악하고 있을 때 결정된 관계다. 그 관계가 아직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중국은 지구촌 상황을 ‘위기’의 상황, 열전의 시대라고 파악하고 있다. 적과 아군이 갈수록 분명해지는 게 이 시대의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중요하다. 한국 역시 중국이 위기 극복을 위해 추구하는 ‘거시적 통제력 제고’를 위해 중요한 요소다. 당연 APEC 정상회의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국제 정치 무대에서 보다 많은 지분을 행사하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대가를 지불할 수 있고,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확실한 점은 중국 당중앙 정치국 회의가 이 같은 결정을 경제회의에서 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목적은 분명하다. 중국의 위기는 경제 영역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 위기는 중국 내부 여론의 분열을 불러 오고, 공산당 독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으로 이 같은 상황인식은 중국의 '거시적 변화요인 통제역 제고'를 위해 모든 경제적 역량을 적극 활용할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중국 못지않게 한국의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전략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의 정치상황은 장기적 외교전략 수립이 불가능하도록 흐르고 있다. 이 역시 역사다. 한국이 마주하고, 중국이 마주한 역사다. 그 도도한 물결이 어디로 갈지 그래서 아무도 쉽게 단언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태도는 남북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한반도 외교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대의 요구라는 걸 중국 스스로 잘 안다. 결정적인 변화는 최소한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 단초가 확연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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