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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중국서 한국 드라마 방송...한한령에 대한 진실

한한령은 이미 없다. 서구 대중문화 규제가 대신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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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 

한국 드라마 한편이 화제다. 중국에서 방송되기 때문이다. 

한한령 이후 '오! 문희'라는 영화가 지난해 12월 중국 전역의 스크린에 걸린 이후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이들이 이제야 한한령이 풀리나 싶다며 기대를 높인다.

과연 그럴까?

현실은 좀 다르다. 일단 한한령이라는 것은 어느 덧 희미해진지 오래다.

한한령은 박근혜 정부 말기 도입한  미국의 사드로 촉발됐다. 자사 부지에 사드가 설치된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이 모두 망가져야 했다.

중국 정부의 반발에 이어 화가 난 중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한한령으로 당시 중국 문화계에서 인기를 끌던 한국 가수, 영화, 드라마가 싹 사라졌다.  심지어 방한 관광객도 끊어졌다. 중국 여행사들의 홈페이지에서는 한국 여행 상품 자체가 내걸리지 않았다.

이어진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한한령을 풀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실제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가시적이지 않았다. 성과가 있는 데 가시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아니 무슨 이유일까?

간단히 말하면 한한령은 조금씩 풀려 사라졌는데, 한국 문화 상품에 대한 중국 내부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는 의미다. 

롯데그룹 이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CJ 등 중국에서 현지 영업을 해온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단 기업부터 보면 아쉽지만, 한한령이 있는 동안 현지 기업들이 발빠르게  추격을 했고, 이에 현지에서 경쟁력을 많이 상실했다는 점을 봐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한한령이 있기 전부터 조금씩 판매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중고차 값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층은 대단히 폭이 크다. 새 차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새 차는 못 사도 중고차는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중고차 시장이 한국 소비자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현대차는 이 중고차 시장을 놓쳤다. 새 차 시장에만 주력했는데,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이 점을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간단히 벤츠와 비교해 벤츠는 1억 원을 주고 산 뒤 7000만 원에 중고로 팔 수 있지만, 현대차는 7000만원을 주고 산 뒤 2000만원을 받고 중고로 팔아야 한다면 누구라도 현대차보다 벤츠를 사게 되는 것이다.

삼성의 갤럭시도 마찬가지다. 애플과 비교해 중고폰 값이 너무 떨어진다. 차라지 중국 스마트폰들은 새 폰부터 싸서 오히려 중고폰 값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제 문화상품을 보자. 

아쉽지만 한한령이 이어진 뒤 중국의 상황을 제대로 알면 현재 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경계가 풀리지 않는지 이해가 된다.

일단 중국에서 이어진 대중 문화에 대한 압박을 봐야 한다.

중국 당국은 당대 제일 유명했던 힙합가수를 아예 연예계에서 퇴출시켰다. 그의 노래에서 욕이 나오고, 전통적 가치들 예컨대 충효정신, 호혜정신 등에 위배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작품과 상관이 없어도 사생활이 문제가 되는 중국 연예인들에 대해서 중국 당국은 강한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문화는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지나친 자유방임, 개인주의, 서구적 퇴폐주의를 담아서는 안된다. 문제는 우리의 대중문화가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블랙핑크를 보고 동양적 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BTS를 보고 충효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중국이 경계하는 서구적 자유주의 가치를 숭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국이 두려워하는 팬덤 문화를 만들고 있다. 

중국에서 수억명의 BTS팬들이 생겨, 이들이 BTS가 전하는 서구적 가치에 환호한다면? 

중국 당국이 좋아할 수 없는 대중문화의 사회적 파장인 것이다. 

하지만 '오! 문희'와 이번 '사임당 빛의 일기'는 다르다. 한국의 전통적 가치들을 담고 있다. 가족애, 친구애, 정을 담고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영애 주연의 드라마다. 중국어 더빙 버전은 후난(湖南)위성TV의 IPTV 채널인 '망고TV'와 지방 방송사를 통해 방영됐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 내 정식 드라마 방영 플랫폼을 통해 방영된 것은 6년만이다.

'오! 문희'와 '사임당 빛의 일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한령은 더 이상 없다. 있다면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모든 서구적인 대중문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있을 뿐이다.

중국 문화 시장이 탐이 나는가? 간단하다. 중국 당국이 원하는 대중문화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충효의 정신을 담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을 선양하는 작품들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