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위안'
한화로 약 1800억 원에 달하는 돈이다. 중국 10대 명주 가운데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와 함께 수위를 다투는 우량예(五粮液)가 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우량예는 마오타이와 함께 백주 소비자들에게 있어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술이다. 수이징팡이라는 최고급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한 뒤 이를 영국 유명 주류회사인 발렌타인에게 매각했다.
이번 태양광 사업 투자의 목적은 사업 다각화다. 다만 마오타이가 알코올 함유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을 내놓아 여전히 술에 기반을 둔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것과 달리 우량예는 전혀 다른 분야인 신에너지 관련 사업이어서 주목된다.
과연 우량예의 시도는 성공할 것인가?
20일 중국 현지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우량예는 지난 4월 자본금 10억 위안(약 1800억 원)을 투입해 '쓰촨 신에너지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우량예 모기업인 이빈우량예그룹이 지분의 100%를 보유한 '쓰촨 신에너지 투자회사'는 태양광 발전과 ESS(Energe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신에너지 기술 연구개발(R&D)을 주력 사업으로 내걸었다.
우량예의 신에너지 산업 진출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사업 다각화와 함께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 중립 실현 목표인 '쌍탄(雙炭)'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탄소 배출 저감 로드맵 '쌍탄'을 국제사회에 공표한 바 있다.
또 우량예 본사가 위치한 이빈시의 경우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 공장이 운영되는 등 신에너지 산업에 시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어 우량예그룹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신에너지 산업은 기본적으로 기술산업이다. 축적된 기술력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물론 신규 진입 시 기초적인 특허를 사들여 발전시킬 수도 있다. 문제는 기존 업체들보다 한 발 뒤쳐지게 된다는 점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지역연구 센터장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우량예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