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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명상 - 내 편을 알기 위한 아(我)

구별(區別)은 필요할 때만 하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인 이유는 

풀이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풀이 풀인 이유는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동물이 동물인 이유는 

식물이 있기 때문이요,

 

꽃이 꽃인 이유는 

풀이 있어 

꽃과 풀이 다른 탓이다.

 

자연의 법칙이다.

서로 달라

조화롭고

서로 달라

화음을 낸다.

 

자연의 법칙, 

그대로가 적용되는 게 

한자의 세계다.

 

한자의 세계는

평등하다.

상호의존적이다.

 

한자 하나하나가

자신의 뜻을 갖고

문장 속에서

그 뜻을 발현한다.

 

한자의 뜻은

한자와 한자의 관계 속에서

더 분명해진다.

 

문장 속에

또 다른 한자와

호응해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차이는 필요할 때만 

드러난다.

 

예컨대 

‘간(干), 우(于), 천(千)’

모두 비슷하다.

차이가 적다.

 

그저

기울기가 다르고

꼬리 모양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의미는 서로

완전히 다르다.

 

간은 ‘줄기’, ‘’행하다‘는 뜻이고

우는 ‘~에’, ‘~보다’는 조사다.

천은 '10의 100배'요, '100의 10배'다.

 

생김새만 놓고

문장에서 한 글자만 

쓴다면,

 

간을 우 같은들

우가 천 같은들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자는 이렇게

평소에 구별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한 문장에 동시에

간이나 우,

우나 천 등

두 글자 이상 

쓰이는 경우,

간은 다시 간이요

우도 다시 우여만 한다.

천 역시 다시 천이다.

 

간을 우처럼 쓸 수 없고

천을 간처럼 쓸 수 없다.

 

한자는  필요할 때는

반드시

구별을 해야만 한다.

 

구별은 떼어내는 게 아니라

더하는 것이다.

차(差)는 같은 것에서 다른 것을 고르지만

구(區)는 다른 것에서 같은 것을 고른다.

 

풀에서 나무를 골라내는 게 아니라

풀에 대응해 서로 다른 나무들을

‘나무’라는 카테고리로 묶는 것이다.

 

소나무, 대나무, 느티나무

모두가 다르지만

풀에 비해서는 모두가 하나다.

‘나무’일뿐이다.

 

이런 이치를 알면

나를 알게 된다.

나라는 뜻의 아(我)는

이 같은 이치를 잘 보여준다.

 

갑골자의 아(我)자는 무기다.

왜 무기가

자신을 뜻하는

나 아(我)가 됐을까.

여러 설(說)이 있다.

 

 

춘추전국시대

각국은 자국의 독특한 무기를 썼다.

 

한 나라의 군대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얼굴도, 풍채도 다르지만

모두 같은 무기를 든 것이다.

 

같은 무기를 들고

같은 적을 상대하는 게

바로 나 아(我)요,

우리였던 것이다.

 

아(我)는 이렇게

내가

우리가 됐다.

 

스스로 자(自)가

차(差)로 발현된 ‘나’라면,

나 아(我)는

구(區)로 발현된 ‘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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