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들 중에 하나는 빠른 성과를 재촉하는 한국 본사의 요구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과의 괴리를 좁히는 일이다.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의리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의리는 쌍방의 주고받음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주고받음에 매우 능숙하다. 또한 단기적이지 않다. 긴 호흡으로 길게 바라본다. 결과물에 집착하는 한국 기업들의 사고방식이 달갑게 여겨질리 없다. 특히 중요한 업무의 부탁전후가 다른 행태는 심한 불쾌감을 유발하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국 금융기관들이 앞 다투어 중국진출을 준비할 무렵, 설립 허가권을 쥐고 있는 감독당국의 담당 과장을 접촉하기 위해 모든 회사들이 심혈을 기울였다. 더욱이 담당 과장은 해외 유학파로 실력뿐 아니라, 상당한 집안 배경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인물이었다. 면담 신청을 수차례 해도 거절하기 일쑤였고, 본사 대표이사급이 방문해도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서울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 참석차 방한한 담당 과장을 영접하려는 금융기관들 간의 경쟁은 가관이었다. 얼마 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담당 과장이 좌천된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국영 금융회사로 밀려난 것이다. 대부분 회사들이
“寡交而多亲,谓之知人” “guǎ jiāo ér duō qīn ,wèi zhī zhī rén ” 管子 戒策 “두루 사귀지 않아도 친구가 많으면, 그 것을 사람을 안다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두루 사귀지 않고 두루 친구가 많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면 한가지 방법이 있다. 오래 사귄 친구 하나가 나를 증명해주는 것이다. 그럼 다른 친구들은 깊게 사귀지 않아도 그 친구를 통해 나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관자의 ‘사람을 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개개인이 다른 수많은 사람을 다 아는 게 아니라 나에 비춰 친구가 될 이를 빠르게 판단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두루 사귀지 않아도 두루 친구”가 많을 수 있다.
“多言而不当,不如其寡也” “duō yán ér bú dāng ,bú rú qí guǎ yě ” 管子 戒策 “말이 많지만 합당한 게 없으면 말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말이라는 게 많을수록 제대로 된 말이 아니라는 의미다. 노자가 그랬던가. 말은 할수록 오해를 낳고, 오해를 풀려 할수록 오해는 깊어만 진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말로 풀어보려고 한다. 사실 말로 오해를 풀려는 자체가 수상스럽다. 본래 진실은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물증으로 확인해주면 되는 것이다. 최근 모씨가 그런 것은 다 제쳐 놓고 말로 풀어보려 한다. 듣다 보면 짜증스럽다. “고마해라. 이제 그만 많이 들었다.”, “不如其寡也!”
“巧目利手,不如拙规矩之正方圆” “qiǎo mù lì shǒu ,bú rú zhuō guī jǔ zhī zhèng fāng yuán ” 管子 法法 “아무리 눈 재주와 손 재주가 좋아도 조악한 컴퍼스보다 원을 못 그린다.” 이 문장에서 컴퍼스는 법규를 의미한다. 사람이라는 게 아무리 정확하고 사리에 분명하다고 해도 법을 정해 놓지 않으면 일에 결함이 생기는 법이다. 법과 원칙에 의해 모든 일을 처리하면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마음대로 그린 원보다 정확한 법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다.” 요즘 누구를 생각나게 하는 말이다.
“不失其时,然后富“ “bú shī qí shí ,rán hòu fù ” 管子 禁藏 “때를 놓치지 않아야 부를 이룬다.” 모든 일의 답은 시간이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화력에 맞춰 적당한 시간 익힐 줄 아는 사람이 요리를 잘한다. 이런 점에서 요즘 우리 경제가 걱정이다. 경기하락기가 분명한데 정작 쓰는 정책은 상승기에나 어울리는 억제책이다. 심지어는 억제책에 부양책을 섞어서 쓴다. 한번 간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때를 놓치지 않아야 부를 이루는 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非其所欲,勿施于人“ “fēi qí suǒ yù ,wù shī yú rén “ 管子 小问 “스스로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자기가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맡기는 최고경영자가 있다면 반드시 망한다. 내가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은 남도 마찬가지여서 남에게 맡기면 자신보다 소홀히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천고의 진리다. 같은 말은 공자도 했다.
“论材, 量能,谋德而举之,上之道也:专意一心,守职而不营,下之事也.” “lùn cái , liàng néng ,móu dé ér jǔ zhī ,shàng zhī dào yě :zhuān yì yī xīn ,shǒu zhí ér bú yíng ,xià zhī shì yě .” 管子 君臣上 "재능을 논하고 평하며 덕 있는 이를 구하여 쓰는 것은 윗사람이 할 일이다. 아랫사람의 일은 전심 전력으로 직무를 다하며 의혹에 빠지지 않는것이다." 관자의상하 역할에 대한 평이다. 단순 명료하지만 참 뜻하는 바가 깊다. 특히 아랫사람의 도는 전심전력으로 직무를 다하는 것이지. 의혹에 빠지지 말라 했다. 일을 하다 보면 서운한 것도 생기고 불만도 생긴다. 하지만 그 모든 전제가 ‘난 할 도리를 다 했느냐’에 대한 답이다. 물론 요즘 상하 관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도리로 바꿨다. 바꿔 놓고 보니 무슨 일이든 조직이 성공하는 데 가장 적합한 상하의 직무에 대한 도리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