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기소돼 가택연금에 처해졌던 멍완저우(孟晩舟·49)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풀려났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미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함에 따라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캐나다를 떠났다. 합의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2022년 12월까지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연기하고, 멍 부회장이 특정 조건들을 이행할 경우 사건을 기각하게 된다.
멍 부회장은 법원의 석방 결정 직후 인터뷰에서 "그동안 가장 큰 버팀목으로 지지와 도움을 준 조국과 조국의 인민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귀국길에 중국 관영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번영·발전'과 '공동부유' 등을 언급하며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멍 부회장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의 장녀로 2018년 12월 밴쿠버공항에서 미 검찰의 요청에 의해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이후 미 검찰은 이란에 통시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신청했다. 하지만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멍 부회장의 체포와 가택연금은 이후 미중 갈등이 다방면으로 확전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곧바로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 두 명은 멍 부회장이 중국으로 출국한 24일 석방돼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멍 부회장의 석방이 미중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법무부와 멍 부회장의 이번 합의가 미중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멍 부회장 석방을 계기로 미중관계에 변화를 추구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강경론자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실었다. 뉴욕타임스도 미중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