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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생산 단위 집 가 家 5.

이 세상에서 이 세상의 나를 가장 오래 기억해 주는 이들이 가족이다.
© soulsaperture, 출처 Unsplash

중국 속담에 "가추부능외양"(家醜不能外揚; 가족 내 부끄러운 일이나 잘못은 밖에 알리지 않는다.)했다. 우리 속담에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고 했다. 가족이어서 그런 것이다. 내가 그동안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가장 잘 아는 이들이 내 가족이기에게 가족이라면 그래야 하는 것이다.
가족은 내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이들이다. 반대로 나를 가장 오래 기억해주는 이들이기도 하다. 

내가 이 세상을 다녀간 그 이유 
나 가고 기억하는 이
나 슬픔까지도 사랑했다 말해주길

조수미 씨의 고운 목소리로 부른 명성황후 ost의 가사다. 이 세상을 살다 가는 수많은 이들 가운데 타자에게 기억되는 이 몇이나 될까? 또 시대를 넘어 기억되는 이 몇이나 될까? 이 문제는 한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왜 살다 가는가? 최소한 누가 나를 기억해주는가?
동양에서는 이 노래의 질문에 대한 답을 가족으로 풀어낸다.  

어머니, 아버지, 님들이 살다간 이유 제가 기억합니다.
낳으며, 키우며 보여주신 그 정을 제가 기억합니다. 제 아들이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자손이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90년대 대표적인 작가인 류신우(劉心武)의 장편소설 '종고루'에는 효심 깊은 시골처녀 싱얼(杏爾)이 작고한 부친의 지기를 베이징에서 만나 함께 머물며 자주 자기 부친과의 옛일을 묻고 듣는 장면이 나온다. 싱얼은 부친의 친구를 '다예'(大爷;큰 아버지)라 부른다, 싱얼의 부친은 친구와 함께 항일전쟁에 참여했고, 공산혁명에도 참여했다. 
둘은 또 나무 가구 공장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다. 싱얼의 큰아버지는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싱얼의 부친이 손재주가 자신보다 못했지만 고집은 있어 한번 만들면 밤을 새워서라도 제품을 완성했다고 전할 때 싱얼은 마침 야채를 데치는 요리 중이었는데, 이야기에 빠져 제때 데치지 못하곤 한다. 
그때 작가 류신우는 "싱얼의 가슴은 왠지 모르게 푸근해진다"라고 작가는 썼다. 동양의 가족이 마음으로 이어가는 게 바로 이것이다. 뿌듯함, 포근함 아직 과학적 명칭을 얻지 못해 이름이 없을 뿐이다.
여기서 동양의 인륜과 천륜의 개념이 나온다. 천륜은 핏줄로 이어지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다. 내가 원해서 아니라 하늘이 점지해줘서 맺은 인연이다. 인륜은 부부간의 관계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듯 역시 하늘의 수만 겁에 걸친 인연이 이어졌는지는 몰라도 당대 사람과 사람이 합의해 정한 것이다.
천륜의 즐거움은 하늘이 내린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부모를 더 오래 기억해야 하는 게 천명이다. 그 천륜이 어긋나 자식을 먼저 보내면, 단장(斷腸)의 고통이 온다. 어숙권(魚叔權)이 쓴 '패관잡기'(稗官雜記)에는 영의정 김전(金銓)이 쓴 아들을 위한 제문이 나온다. "지난해엔 네가 아들을 잃더니만, 금년엔 내가 너를 잃었다. 부자의 정을 네가 먼저 알았구나. 상향"(去年汝喪子, 今年吾喪汝. 父子之情, 汝先知之. 尙饗) 어숙권은 이 제문을 소개하며 "단 두 마디지만 말로 못한 그 고통이 느껴진다"라고 했다.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가족은 사회 속 사람의 시작과 끝이다. 가족은 사회 속에 사람을 공급하는 유일한 단위다. 사람은 가족에서 만들어져 자기의 가족을 만들어 그 속에 사라지고 기억돼 간다. 한 사람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사회 단위다. 그래서 애틋하다. 

© gianviphotos, 출처 Unsplash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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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도시에서 친환경 관광도시로, 산시 다퉁의 성공적 변화에 글로벌 이목 쏠려
석탄도시로 유명했던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 경제 관광 도시로 변신에 성공해 중국에서 화제다. 탄광 도시의 생존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석탄이 주 연료이던 시절 번화했지만,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석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고, 그 석탄 생산에 의존해 만들어졌던 몇몇 도시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도박산업을 주면서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책 지원 없이 친환경 도시로 변화로 관광 도시로 변화에 성공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다. 중국 산시성 다퉁이 과거 ‘석탄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전국 최악의 대기질 도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다퉁 블루(大同藍)’라는 별칭과 함께 주요 관광 도시로 선정됐다. 다퉁은 오랫동안 석탄 산업에 의존해 왔지만 환경 오염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대기질 순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당국은 불법 탄광을 정리하고 대형 탄광에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분진 배출을 크게 줄였다. 일부 광산은 ‘석탄이 보이지 않는 밀폐형 관리’를 도입해 관리 수준을 높였다.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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