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항상 ‘+’만 있는 게 아니다. 때론 ‘-’도 있다. 물리고 싶을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게 경우가 많다.
겨우 할 수 있는 게 투정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 “이건 너무하지 않냐”고
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으랴. 붉혀진 얼굴들만 남을 뿐인데 ….
옛날 중국에 돈만 아는 못된 부자가 있었다. 부자에겐 술 좋아하고 사람만 좋은 친구가 있었다. 사실 그런 이가 아니라면 누가 있어 ‘돈만 아는 못된 부자’의 친구가 될까?
어느 날 하루 부자가 생일잔치를 벌였다. 두루두루 초청을 했는데, 친구라고는 술 좋아하고 사람 좋은 친구만 응했다.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부자와 거래관계 때문에 억지로 응한 이들이었다.
잔칫날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잔치는 역시 뻔한 것이었다. 생일잔치라고 사람들을 불렀지만, 돈이 아까운 부자가 준비한 것은 아주 간단한 안주에 물 같은 술이 전부였다.
잔치 선물만 잔뜩 챙겼다.
그렇지만 초청에 응한 이들은 모두 억지로 웃어야 했다. 잔치라고 했지만, 모두가 어떤 잔치인지 뻔히 알았던 때문이다.
이날도 낮부터 술에 건하게 취했던 친구가 부자의 생일 잔치에 갔다. 간단한 안주에 실망했지만 ‘뭐 어떤가, 술만 있으면 됐지. 그래도 친구생일인데 축하해줘야지.’
그리 생각한 친구가 친구에게 준비해 간 서예 작품을 선물로 전하고 술병을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희한한 게 웬놈의 술이 마시면 마실수록 깼다. 본래 술이 아니라 거의 물에 가까웠던 탓이다. 연거푸 술을 마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정신이 멀쩡해졌다.
‘그만 가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난 친구가 못된 부자에게 인사하면 말했다. “다시 한 번 축하하네. 하지만 내가 가져온 것 가운데 하나는 꼭 돌려 받고 싶은 게 있네.”
궁금해진 부자 친구가 물었다. “아 그래? 그게 무엇인가?” 그러자 술 좋아하고 사람 좋은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말하면 꼭 돌려줘야 하네!” 부자 친구가 답답한 듯 말했다. “아 그래 좋네. 그 게 뭔가?”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내가 처음에 가져왔던 술 취한 붉은 얼굴이라네. 내 붉은 얼굴을 돌려주게!”
그 때야 무슨 말인지 알아챈 친구가 얼굴을 붉히며 말을 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