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야 넘치는 게 자연이다. 진리다. 물이 그렇다. 그런데 차지 않은 물을 넘치게 할 수도 있다. 쏟으면 된다.
그런데 차서 넘치면 넘치고 나도 그릇에 물이 가득하지만, 쏟고 나면 그릇에 물이 비게 된다.
그게 자연이다. 진리다.
세상사가 그렇다. 경영은 세상사에 맞춰 잘 흐르도록 돕는 일이다.
옛날 한 마을에 못된 부자가 있었다. 돈이 최고이고, 다른 이들은 적당히 욕망을 자극해 이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설사 그게 신이어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루는 이 못된 부자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옛날 모두가 그랬듯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제를 지낸다. 이웃도 초빙하고 세상의 온갖 신을 불러 ‘성공’을 축원한다. 제를 지내고 남는 음식은 제를 함께하기 위해 초청된 사람들이 나눠 먹는 게 관습이었다. 사실 남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만드는 음식들이었다.
그런데 이 못된 부자는 그게 못내 아까웠다. ‘아니 실제 마시지도 않는 것을 귀신에게 준다고 소비를 해야 하나? 그게 무슨 낭비야!’ 못된 부자는 그래서 약간의 반주에 물을 가지고 제를 지내도록 했다.
그래도 켕기는 있는지라 제를 지내는 도사에게 물었다.
“이게 이렇게 물로 제를 지내도 되겠지?” 질문에 도사가 답했다. “아이고 그러므닙쇼.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사실 도사는 돈을 받고 제를 치르는 데, 만약 꼭 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면 못된 부자가 제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걱정을 해 그냥 대충 둘러 답을 한 것이다.
그리고 제를 지내는 날이 됐다. 제사상을 앞에 두고 물을 따른 도사가 말했다.
“천지신명이여, 어서 와서 내 곁에 서시오.” 그 말을 들은 못된 부자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천지신명이 오시면 앉으시라고 해야지, 어찌 서계시라고 하는가. 불경하지 않는가?”
‘술 대신 물을 준비한 못된 놈이 무슨 말이야. 그럼 진작 술을 준비했어야지.’ 좀 황당하다는 듯 못된 부자를 쳐다보던 도사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어허. 주인 양반, 게 무슨 말씀이요. 그럼 내가 천지신명을 불러 앉으라 하고 물이나 드시도록 해야 한단 말이요!”
뿌린 만큼 거두고, 찬만큼 넘치도록 하는 게 순리다. ‘순리’에 따르는 경영, 가장 안전한 발전이요, 오래 사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