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작년 11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행태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급기야 금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노조가 없는 경우 사장에게 직접 신고해야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 등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다. 중국에서도 직장내 가혹 행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창업 열풍을 타고 매년 4백만 개 넘는 회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강변하지만, 인격마저 모욕하는 저급한 갑질에 중국인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언론에도 해당 영상과 함께 보도되었던 내용이다. 재작년 중국의 한 화장품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 때 일어난 일이다. 수백 명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상에 무릎 꿇은 20여명의 여직원들이 서로 뺨을 때린다. 그만하라는 회사 대표 지시가 있고서야 멈춘다. 영상이 퍼진 후, 문제가 커지자 회사가 수습에 나선다. 미용 프로그램 및 AS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고객들을 상대로 늑대 정신을 기르라는 의미로
어느 날 사석에서 만난 대사관 고위간부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현지 기업인들이 대사를 어려워해서 다들 만남을 꺼려 한다는 거다. 적극적으로 면담을 주선할 터이니, 편하게 연락 달라고 한다. 그러나 끝내 연락을 주지 못했다. 2014년부터 6년 가까이 근무 중인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의 후임으로, 싱하이밍(邢海明,55세) 주(駐)몽골 중국대사가 내정되었다. 1986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 북한대사관에서 1988~1991년과 2006~2008년 두 차례, 한국대사관에서도 1992~1995년과 2003~2006년, 2008~2011년 세 차례나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과 대리대사를 지냈다. 현재 중국 외교부 고위급 외교관 가운데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로 평가되는 싱 내정자는 한국어에도 상당히 능통하다고 한다. 중국근무 기간(2007년 ~ 2014년)동안 김하중, 신정승, 류우익, 이규형, 권영세 대사가 있었다. 금융회사 법인장 또는 한국상회 임원 자격으로 대사와의 대면 기회가 자주 있었다. 중국 정부와의 공식적인 교류 행사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운동도 같이하고 대사관저로 초대도 받게 된다. 대사가 일행을 관저 텃밭으로 안내한다. 잔디가 있던 자리에 아담한 텃
담배가 세상에 나타난 후, 흡연자와 비 흡연자 투쟁의 역사는 길다. 그 투쟁은 피로 쓰인 역사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담배가 들어온 이후 너도 나도 피우기 시작했다. 조정대신 조회 시 가득한 담배 연기로 궁전 내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에 격분한 광해군이 자신 앞에서 담배를 하면 모두 처형하겠다고 했다. 그 이후 임금 앞에서 담배를 못하게 되었고, 나아가 어른 앞에서도 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여겨졌다. 중국도 우리와 비슷한 시대에 대만 복건에서 담배가 들어왔다. 그러나 청나라 태종이 건강 및 화재위험을 이유로, 담배를 소유하거나 판매한 자를 사형에 처하는 금연령을 내린다. 청나라에서 이를 어기고 적발된 조선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 대한 형벌은 장형, 파면, 귀양까지 다양했다. 1858년 톈진 조약으로 담배가 면세로 수입되는 것이 허용되고, 1900년에 이르러는 외국 담배 회사들이 대거 중국으로 진입한 서글픈 과거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흡연 대국'이다. 중국의 흡연자 인구는 약 3억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전 세계 흡연자 3명 중 1명 정도가 중국인이다. 여성 흡연율이 3.2%에 불과한 데 반해, 남성 흡연율
평소 알고 지내던 대외경제무역대학교 한국어학과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북경소재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8개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축제를 여는데, 금년에 그 학교가 주관한다는 것이다. 후원을 부탁한다. 북경에만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대학이 8개나 된다는 것이 놀라왔다. 어느 대학이냐고 물었다. 북경어언대학교, 대외경제무역대학교, 북경대학교, 북경외국어대학교, 북경제2외국어대학교, 전매(언론방송)대학교, 중앙민족대학교, 북경공업대학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학교들이다. 현지법인 규모에 맞추어 후원을 했다. 행사 당일, 천 명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에 학생들이 빼꼭 들어찼다. 행사주관대학 총장, 주중한국대사, 그 다음으로 축사를 했다. 원고를 준비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학생들이 모두 한국어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기념식 후 첫 행사로 ‘대사님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수준 높은 한국어 구사능력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한 식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에 유학 온 중국학생들, 중국으로 건너간 한국학생들이 각각 7만 명에 달한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젊은이들이 교류하는 것은 유례가 없을 것이다. 모두
중국 직원이 긴장한 모습으로 긴히 부탁할 용건이 있다고 한다. 다름 아닌 결혼식 축사를 부탁하는 것이다. 황당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겼다. 중국말이 서툰 외국인이 가능한 일이냐고 물었더니, 전혀 관계없다고 답한다. 나이 든 다른 중국 직원에게 확인해 보았다. 아마도 내가 그 직원의 주변인물중 상대측에 제일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거절하면 큰 결례란다. 결국 축사를 맡았고, 이후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보통 결혼 날짜는 2, 6, 8, 10의 숫자가 들어가고, 요일 또한 화요일(星期二)이나 토요일(星期六)로 정한다. 짝수를 길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 결혼식은 체면을 중시하는 그들의 일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결혼식 당일, 신랑은 신부와 하객을 모시고 식장으로 향한다. 이때 이들이 타고 이동하는 웨딩 카 대수로 성대함을 판단하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많은 차량을 동원한다. 특히 붉은 색 외제 렌터카가 인기다. 수십 대의 결혼 차량행렬로 장관을 이루지만, 심한 교통정체로 불평을 사기도 한다. 중국 결혼식에서도 축의금을 전달한다. 이때 복되고 길함을 상징하는 ‘홍빠오(红包)’라는 붉은색 봉투를 사용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흰 봉투가 그들 문화에서는
중국 술은 기본적으로 그 색상을 기준으로 두 가지로 구분한다. 사천성(四川省), 산서성(山西省) 일대에서 수수(高粱, 고량)를 주원료로 한 증류주인 백주(白酒, 바이주)와 절강성(浙江省) 일대에서 쌀 혹은 조를 주 원료로 한 발효 숙성주인 황주(黄酒)다. 중국인들은 백주(白酒)를 많이 즐긴다. 우리가 흔히 빼갈(白干儿)이라고 부르는 술이다. 백주는 눈으로 색을 보고, 코로 향을, 혀로 맛을 느껴야 한다. 중국의 8대 명주로 1. 귀주(贵州)성의 마오타이주(茅台酒) 2. 산서(山西)성의 펀주(汾酒) 3. 사천(四川)성의 라오자오(老窖) 4. 사천(四川)성의 우량이에(五粮液) 5. 사천(四川)성의 지옌난춘(剑南春) 6. 강소(江苏)성의 양허다취(洋河大曲) 7. 귀주(贵州)성의 동주(董酒) 8. 안후이(安徽)성의 구징공주(古井贡酒)를 꼽는다. '전국평주회의'라는 술 콘테스트에서 수상했던 술들이다. 그러나 광고 선전효과 등을 고려할 때, 그에 따른 암투와 로비 등의 문제가 커서 말들이 많다. 일본 스미토모해상 파견근무 시절, 보리로 만들어 증류를 거친 후 다시 오크통에서 몇 년간 숙성을 거친다는 ‘백년의 고독’ 소주를 즐겼다. 중국 근무를 하면서, 절친한 일본 기
마오쩌둥 주석은 골프를 ‘녹색아편’ 이라고 멀리했기 때문에 중국은 오랜 기간 골프가 금기시 되었다. 1980년대 덩샤오핑 주석이 골프를 해외 투자 유치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1984년 골프장이 처음 등장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이후 후진타오 주석은 경작지의 사적 점용과 농민 이익 침해를 이유로 골프장 허가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지방정부와 건설업자는 녹지 공간, 승마 연습장 등의 편법 용어들을 동원해 마음대로 골프장을 지었다. 속담 그대로 上有政策, 下有對策. 2014년에는 골프장 800개, 골프인구 100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 집권이후 강력한 부패척결 방침에 따라 최근에는 골프장이 절반이하로 줄고, 골프인구도 3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중국 근무를 시작한 2007년 무렵만 해도, 간혹 앞에 중국인들 팀이면 진행이 엉망이 되어 기분 상하는 경우가 잦았다. 뒤 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 곱 만큼도 없다.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치고, 큰 고함 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다. 진행요원에게 항의해도 별 소용이 없다. 대부분 졸부이거나, 그 지역에서 무시 못 할 권력자로 허세를
중국 공산당 4중전회가 31일 폐막했다. 이번 회의는 1년반 만에 갑자기 열려 중국 정치의 제도의 완성을 주제로 한다고 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열린 시점은 중국의 일국양제가 홍콩 시위로 위협을 받는 시점이었다. 경제는 이미 미국의 공세로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은 양국의 ‘작은 딜’ 성립에도 불과하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곳곳에 남겨둔 상황이다. 4중전회가 폐막하고 모두가 이번 회의 결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과거와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차기 지도부의 윤곽을 그리고 10년의 시간을 두고 후계자를 정한다는 전통이 지켜지지 않은 듯싶다. 회의 초기만 해도 일각에서는 후계구도와 함께 대규모 인사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후계 구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해도 대규모 인사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다. 물론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그럼 과연 중국 공산당은 이번 4중전회에서 무엇을 결정했을까? 이 질문에 3일자 뉴욕타임스 중문판은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다. 바로 중국 공산당이 밝힌 것을 해석해 보는 것이다. 일단 뉴욕타임스 관심의 우선 순위는 역시 홍콩 문제다. 이번 4중전회 폐막후 공보에서 ‘국가안전’을 강조했다는 점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 보다 낫다.' 우리말과 똑같은 속담이다. 중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위 ‘꽌시(關係·관계)’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꽌시'를 우리말로 정확하게 번역하기 어렵다. 인맥, 관계 등의 단어가 있지만 ‘꽌시'가 의미하는 개념을 전부 담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중국 사람들의 ’꽌시‘는 ‘공동생활집단’ 개념으로 서로의 가족까지 책임져 줄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의미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단순히 차 한 잔 하고 식사 몇 번 했다고 ‘꽌시’가 만들어졌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 생활 중심부에 들어가야만 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꽌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여러 노력들이 전제가 된다. 얼마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중국 장강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고 한다. 리카싱 재단에 의해 설립된 이 학교는 하버드, 와튼, 예일 등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종신 재직권을 보장받은 교수진에 의해 운영되는 중국 최초의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이 곳 졸업생으로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리둥성 TCL 회장, 스위주 쥐런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재벌가 여성으로서, 군 장교 선택자
반년만에 열리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핵심 정책결정 기구지만 이번 중전회는일정과 의제 자체가 비밀에 싸여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28일 제 19기 4중전회를 베이징에서 열었다.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4중전회는 전체 회의 일정은 물론 의제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4중 전회는 3중 전회를 연 뒤 1년 반만에 열린다. 중국 공산당은 당중앙위원회를 구성하고 5년간 임기로 집권한다. 보통 중앙전체회의는 이 기간 동안 평균 7번정도 열린다. 즉 매년 한 차례 이상 열리는 것이다. 따라서이번 4중전회의 개최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1년반 기간 동안 중국에 여러 일이 많았다. 첫 째 미중 무역전쟁 발발이다. 미국이 관세공격을 했고, 중국 역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 쳤다. 둘째홍콩시위다. 범조인 인도 조약을 놓고 홍콩 시민들이 반대하면서 벌어졌다. 처음부터 양보했으면 될 일을, 홍콩 행정부가 강경입장을 보이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지금도 4개월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997년이래 최대 시위라는 평을 듣고 있다. 중국 내륙의 천안문 사태에 비견될 정도다. 두 가지모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