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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9차 당대회 이후, 이제 정말 중국과 북한은 멀어진다.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는 여러 면에서 중국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중국 국내 정치와 경제정책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외교 방면에서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사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관계, 무엇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19차 당대회의 가장 큰 영향은 엉뚱한 곳에 있을 수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이 타협 없는 핵 개발 추진을 천명한 것도 그렇지만, 중국 지도부에 지금까지 북한이 겪지 못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 상무위원급에 친북 성향의 인물이 사라지게 된다. 현 18기 상무위원 중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71)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은퇴하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은 지난 1978~1980년 김일성종합대학 유학생 출신이다. 중국에서 과거 북한 유학은 대단한 엘리트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다. 이런 특권을 누린 중국 내 인재들은 지금도 중국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고, 장 위원장은 그동안 이런 북한 유학생 모임의 좌장을 맡아왔다.
오는 19기 상무위원회 출범과 함께 장 위원장의 은퇴는 결정돼 있다. 이는 북한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중국 지도부에 직접 전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최근 들어 장 위원장이 북한의 입장을 중국 지도부에서 반영해왔는지,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북한 유학생들이 북중관계에 직간접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동안 중국 내부에서 북한 유학생들은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그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활약해왔다. 특히 장 위원장이 상무위원 자리를 차지하면서 그 활동이 더욱 활기를 띠었었다. 
과연 북한 유학생들이 굳이 북한과 관계를 내세우며 활동할 것인가? 그렇게 보기 힘들다. 지금 북한은 중국 정치외교에 그 어느 때보다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 내 북한의 입장을 옹호해줄, 소위 비빌 언덕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친북 조선족들이 있지만, 이들은 장성택 파벌이 제거되면서 이미 북한에 거리를 두기 시작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최근 김정남 살해 사건은 친북계 조선족들에게 심리적 타격을 크게 줬다.
덩샤오핑 시대까지 중국과 북한 관계는 말 그대로 특수 관계였다. 아시아 공산화에 뜻을 같이하고 실제 무장투쟁에 나섰던 동지이자, 전우였다. 덩샤오핑은 실제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의 노동당 간부들과 이런 '전우애'를 느끼는 사이였다. 그 뒤 중국의 장쩌민, 후진타오 두 주석 시대만 해도 이 같은 '전우애'는 색은 바랬어도 남아는 있었다. 북한의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지도자로 등극하면서 이 같은 북중관계는 미묘한 변화를 겪는다. 시진핑 주석 자체가 북한과 전우애를 조금도 느끼지 않는다. 연고가 없다. 그러나 시 주석의 지난 18기 상무위원회에는 장더장이 있었다. 아직 북한과 각별한 추억을 나눈 이가 중국 지도부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장더장도 이제 떠난다. 이에 중국의 대북 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솔솔 나오고 시작했다.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호주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중국 대북 정책은 한미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언론은 자칭권(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의 “장더장의 은퇴로 중국 최고 지도부 내 (대북 정책에 대한) 견해의 균형을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분석을 소개했다. 
물론 중국의 대북 정책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과 전우애를 느낄 수밖에 없는 중국이었지만, 북한 몰래 우리 정부와 협상을 하고, 수교를 맺은 게 중국이다. 중국은 언제나 큰 틀에서는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의 기반 위에서 정책을 결정한다. 실제 미국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CSIS) 보니 글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VOA에 “장더장의 은퇴로 중국공산당이 한미 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관계의 미묘한 변화는 분명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은 그 변화의 격차 각도나 미미해 느끼기 힘들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분명해질 것이다. 만약 서울대 유학 출신의 중국 상무위원이 있다면 어떨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짐작이 된다. 우리가 과거 중국과 북한의 밀월 관계를 이어받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실제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글=清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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