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명상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는 풍(風)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게 있다. 삶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다. 현명이라 함은 별다른 게 아니다. 눈으로만 보지 말며, 귀로만 듣지 않을 때 그래서 보는 것이 다가 아님을, 듣을 것이 다가 아님을 깨닫는 것이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바람 풍(風) 자가 전하는 지혜다. 바람 풍은 본래 상형자다. 상형자란 모양을 본 딴 글자다. 그런데 바람에 모양이 있던가? 도대체 선인은 무엇을 보고 바람 풍이라 했는가? 사실 이 질문 때문에서 바람 풍을 형성자라는 주장도 있다. 이해도 되고 일리도 있다. 본래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본 것만이 다이고 들은 것만이 다라는 주장도 있다. 틀리지만 않다. 다른 것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의 길이가 다른 것이다. 보는 이는 길고, 보지 못하는 이는 짧을 뿐이다. 장자의 봉황과 참새처럼 그렇게 둘은 세상을 살아간다. 보는 게 다르다고 세상 자체가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본다. 바람 풍의 글자를 처음 쓴 누군가도 귀로 들을 것을, 얼굴에 스치는 감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