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명상 - 마주 볼 정(正), 속일 수 없는 게 있다
‘바르다’ 곧다, 밝다는 의미다. 그런데 곧고 밝은 게 무엇일까? 다른 질문이 아니다. 간단히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문제는 간단한데, 답은 쉽지 않다. 누구는 이 질문에 책을 한 권 썼다. 곧고 밝은 것, 자연 현상이라면 쉽지만 사람의 일이라 설명이 쉽지 않다. 사람의 일 가운데 무엇이 곧고 밝은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곧고 밝은 걸 아는가? 역시 책 한 권은 나올 질문이다 싶다. 그런데 갑골문의 해설은 쉽다. 간결하고 명료하다. 갑골문에서 바를 정(正)은 어느 점을 향해 나아간 발의 모습이다. 점이 보이고 아래 발이 보인다. 간결한 선으로 너무도 분명히 발을 표현했다. 왜 발일까? 축구 선수나 농구 선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두 선수 모두 경기에서 앞으로 나가는 것을 속여야 할 때가 있다. 이 때 몸을 틀기도 하고, 시선을 돌려 보는 시늉으로 상대방에게 나아갈 바, 나아갈 곳을 속인다. 하지만 정말 속이지 못하는 게 있다. 발이다. 발은 앞으로 향하면 그 곳이 앞이다. 뒷걸음질을 하지 않는 한, 발은 사람이 나아가는 방향이 어딘지 정확히 보여준다. 발이 마주 보는 곳이 앞이다. 정면(正面)이다. 몸을 비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