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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20 - 독점과 노느매기

국회의장도 경선, 오만과 관례타파 사이

 

국회의장 후보도 경선으로 뽑는다는 뉴스가 춤을 춘다. 다수당 의원 가운데 다선(多選) 우선, 공동 선수(選數)엔 연장자 우선이란 미풍양속적 관례(원칙)를 헌신짝처럼 버린 채, 개혁이란 양가죽을 쓰고 계파이익을 관철하겠다는 늑대가 으르렁거리는 양상이다. 대통령 임기에 쫓겨 허겁지겁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에 이어 ‘얼마나 겁나고 급하면…’이라는 의문이 나오게 하는 이유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도,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의 양심도 찾아보기 힘든 ‘표 만능주의’가 판치고 있다.

 

국회의장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다.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게 암묵적인 합의였고, 지금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지켜져 왔다. 그런 국회의장마저 당내 계파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경선을 치러 뽑겠다는 것이다. 다수당의 횡포에 다수계파의 탐욕이라는 비판은 아랑곳하지 하지 않는다. 독점의 폐해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독점/ 如心 홍찬선

 

허파에 바람이 들고

간이 돼지처럼 부으면

 

눈이 멀고 귀가 막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

외길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는데

 

이 세상에 공짜가 없고

새 역사는 변두리에서 만들어지듯

 

말, 보지 않는다고 아파하지 말고

글, 듣지 않는다고 화딱지내지 말며

눈 멀고 귀 막힌 자들의

눈길과 귀 길이 닿지 않는 곳

 

변두리로 가자

변두리에서 잡초 같은 생명력 키우자

 

 

이런 장면을 떠올려 본다. 인사동 길에서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 쓴 청년이 낡은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시작한다. 사람들은 갈 길이 바쁜지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주 가끔 몇 사람만이 발걸음 멈추고 연주를 듣다가 간다. 더 적은 사람만이 바이올린 케이스에 돈을 넣는다…

 

‘워싱턴 포스트’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300살 넘은 400만 달러(약 48억 원)짜리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을 들고 워싱턴D.C. 지하철 랑팡역에서 허름한 차림으로 연주하도록 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43분 연주 동안, 1070명은 보지도 듣지도 않은 채 지나쳤고, 27명이 바이올린 케이스에 32달러17센트를 넣었으며, 단 7명만이 1분 정도 연주를 지켜봤다. 수백 달러짜리 티켓을 사서 벨의 연주회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이 널려 있다. 하지만 그런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와 느낄 수 있는 가슴이 없어 올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멀리서만 찾으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더불어 사는 이웃은, 단 한 순간이라도 없으면 살 수 없는 산소처럼, 무한대의 가치를 지닌 소중한 자산이다. 잇몸이 없으면 이가 시린 순망치한(脣亡齒寒)이 엄연한 현실인데도 이웃을 잃을 때까지 이웃과 함께 하지 않는다. 교육의 실패이고 정치의 파탄이다.

 

 

노느매기/ 如心 홍찬선

 

배 고픔은 수학이요

배 아픔은 정치학이다

 

수학은 정답이 있지만

정치학엔 해답이 있을 뿐,

 

정답은 고정형이요

해답은 펄떡펄떡 살아 움직인다

 

마음과 마음이 엇갈리고

욕망과 욕망이 부딪치는 현실에서

 

매끄러운 노느매기로

마음 잇는 정치학이 해답이다

 

* 노느매기; 물건을 여러 몫으로 나눔 또는 그렇게 나눈 몫의 순 우리말.

 

 

국회의장을 표 대결로 뽑겠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 중의 대표’인 국회의장을 반장으로 격하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의 품격이 이미 땅에 떨어졌고, 국회의사당이 이전투구(泥田鬪狗)장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국회의장까지 반장으로 추락시킬 이유는 없다.

 

독점(獨占)은 피해는 많고 이익은 거의 없는 진드기 같은 것이다. 국회와 지방자치단체의 특정정당 독점이 얼마나 많은 불합리와 몰상식을 빚어냈는지 국민들은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지방선거가 열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견제와 균형으로 독점의 폐해를 없애고 올바른 노느매기로 우리의 살림살이를 나아지도록, 주인의 권리를 똑바로 행사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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