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찾게 등 좀 빌려주시죠

2019.03.12 12:37:59

옛날 구두쇠 양반이 있었다.
지방에서 높은 직책에 있어 손님을 자주 불러야 했지만,
이 양반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손님을 대접한 적이 없었다.
한 접시에 이것저것 담아 겨우 맛만 보게 하는 정도였다.

 

어느날 하루 연회를 열었는데,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 접시에 담긴 음식은 한두 젓가락이면 다 먹을 양이었다.

 

모두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비우고 물만 마셔야 했다.

 

그때 한 손님이 주인을 불렀다.
"이보시오, 어르신. 여기 등 좀 빌려주시죠."

 

등은 한자다. 중국어로는 灯 dēng이라 발음한다.
흔히 양사 盏 zhǎn과 같이 쓴다.

 

 

말을 들은 주인이 놀라 물었다.
"아니 백주 대낮에 무슨 등이 필요하단 말이요?"
손님이 답했다.
이게 음식이 어디에 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좀 더 잘 찾기 위해 등이 필요합니다.
주인은 어이없어 했고,
손님들은 모두 난처해하는 주인을 보고 고소해 했다고 한다.

김문현 moonhyun@haidongzhou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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