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중국문화사업 성공하려면 부정부패의 한계선을 그어라

2019.03.07 12:30:57

부정부패에 적절히 대응하라

‘부정부패에 적절히 대응하라’. 만약 누군가 부정부패를 완전히 배격하지 말고 적절히 대응하라고 한다면 한국에서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 것이다. 기업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당장 쫓겨날 수도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 부정부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에서도 부정부패에 대한 반감은 크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 비해서 부정부패에 대한 의식은 전반적으로 낮다. 때문에 부정부패가 아직도 사회곳곳에 존재한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중국 공무원 및 비즈니스맨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애기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정부패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중국정부의 부정부패와의 싸움도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부정부패의 끝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크든 작든 부정부패 속에서 일을 한다고도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이면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게 뇌물을 요구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외국인에게 중국에서 맞이하는 가장 난처하고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특히 청렴하게 일을 처리해 온 기업가에게는 부정부패 상황은 심적인 스트레스를 주어서 사업을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어쩔 수 없이 부정부패 상황과 마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회사에 끼치는 영향, 불법적인 수준 그리고 향후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분명히 뇌물은 많든 적든 불법적이며 옳지 않은 행동이다. 뇌물이라는 함정에 빠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도 없고 이 후 사업 또한 불법적인 방향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뇌물과 부정부패의 기준을 정하고 대응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상하이(上海)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기업의 단합대회에 우연히 참석한 적이 있었다. 단합대회에 앞서 사업성과와 향후 중국 추진전략에 대한 얘기들이 이어지는 과정에 발표자가 중국에서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으로 절대 부정부패를 저질러서도 안되며 부정부패에 동조해서도 안됨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 파트너들을 만나면 선물은 물론 밥조차 얻어먹지 말고 밥은 가능한 사주고 절대 돈 거래를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너무도 당연하게 들리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중국 직원들에게는 어이 없는 소리로 들리는 듯 했다. 회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 직원들의 대화 속에는 ‘도대체 중국을 알기나 하고 하는 소리야? 중국에서 사업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라는 불평들이 여기저기 흘러나왔다.

 

이처럼 한국적 인식과 중국적 인식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필자가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뇌물을 줘도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뇌물 더 나가서 부정부패의 잣대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기업처럼 수 천원 이상의 식사대접만 받아도 그리고 일과 관련된 사람과 선물을 주고 받는 것 만으로도 뇌물이고 부정부패로 단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의 현실을 반영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만약 이러한 것 또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가가 있다면 필자는 당분간 중국정부의 부정부패 척결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때까지 중국에서 사업을 잠시 쉬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유는 중국에서 부정부패에 대해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 수 개월 길게는 수 년에 걸쳐 공들여 만들어 온 중요한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신의 경쟁자가 비슷한 상황에서 뇌물을 줄 의향이 있다면 경쟁자에게 계약을 빼앗길 확률은 높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뇌물을 주지 않아서 경쟁자에게 계약을 빼앗겼으니 도덕적으로 완벽하니 괜찮다고 위로만 하고 있을 것인가? 우리 기술이 더 좋은데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만 하고 있을 것인가?

 

중국에서 사업관계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규제를 풀기 위해서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그리고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당면할 수 있는 뇌물이라는 함정에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 이럴 때 기업가가 사업을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나름대로의 부정부패의 한계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다. 무작정 부정부패를 거부할 수도 무작정 부정부패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정한 적정선의 한계는 중국사업에서 기업과 스스로를 지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정부관계와 협력관계의 의존도가 높아져 부정부패의 개입 소지가 높은 문화사업을 영위하는 기업가라면 부정부패에 대한 스스로의 냉정한 판단기준을 갖추고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자칫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에 처하지 않기를 바란다.

 

박신희 psh04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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