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 핀 물안개에 내 맘도 시름에 젖네

2023.12.23 12:21:47

 

晴川历历汉阳树, 芳草萋萋鹦鹉洲。

日暮乡关何处是? 烟波江上使人愁。

 

맑은 날 강가에는 한양의 나무들이 즐비하고

앵무주에는 향기로운 풀들이 무성하네.

해는 지는데 고향 집은 어디인가?

강에 핀 물안개에 내 맘도 시름에 젖네. 

 

시는 당나라 때 관료이자 시인이었던 최호(崔颢, 704~754)가 쓴 '황학루(黄鹤楼)'의 뒷부분이다. 

최호는 19세 때 진사에 급제해 벼슬 길에 올랐으나 글을 많이 남기지는 못했다. 

평생 40여 편의 시를 남겼으며 바둑과 술을 즐겼다고 한다. 

 

'황학루'는 중국 역사상 최고 시인으로 꼽히는 이백이 읽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황학루를 찾은 이백이 절경을 보고 시를 읊으려다 최호의 시를 읽고 "이보다 나은 시를 쓸 수 없다"라며 붓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황학루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汉)의 창장(長江) 기슭에 있다. 악양루, 등왕각과 함께 강남 3대 누각으로 알려져 있다. 

신선이 학을 타고 놀았다는 전설과 벽에 그린 학이 실제 날아갔다는 전설이 있다.

시 '황학루' 역시 전설을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昔人已乘黄鹤去, 此地空余黄鹤楼 

日暮鄉關何處是, 煙波江上使人愁

 

옛 선인은 이미 학을 타고 떠났고

이곳엔 텅 빈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흰 구름만 천년 동안 부질없이 떠도네.

 

 

 

황혜선 hhs@kochina21.com
Copyright @2017 한중21. All rights reserved.

(주)무본/서울 아 04401/2017.3.6/한중21/발행인·편집인: 황혜선 서울특별시 중랑구 사가정로41길 6, 1층 101호 02-2215-0101/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