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자부심이 많은 러시아, 중국어 학습 열풍...문화는 필요를 따른다.

2019.09.26 14:18:41

수능에 채택…전문화된 교육기관은 적어

러시아에 중국어 열풍이 거세다. 러시아와 중국간 경제 교류가 늘어나면서 중국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러시아 당국은 중국어를 제2외국어에 공식 포함시켰을 정도다. 중국어의 국제화가 한걸음 전진했다는 평가다. 

 

러시아 국립연구대학 고등경제학원 알렉세이 마슬로프 동방학대학원장은 중국어는 국제 교류 언어이며 각 분야 전공자들은 모두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위성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중국어를 가장 많이 배우는 나라다.

 

 

톨스토이의 나라 러시아의 변화다. 러시아가 중국어를 배워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과 사업을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러시아와 사업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사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중국인이 러시아어를 배우기보다 러시아인이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본래 문화는필요에 따른다. 문화의 대원칙이다. 매슬로프 교수는 "20년 전에는 중국학자만 중국어를 익혔는데, 오늘날에는 물리, 화학, 수학 교수들도 익힌다."고 말했다. 약 8만명의 러시아인이 중국어를 마스터하고 있으며, 약 5000명이 중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학적으로 러시아어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가운데 하나다. 남성, 중성, 여성 등 명사의 성에 따른 격변화는몰론이고 동사변화도 복잡하기 그지 없다. 시간에 대한 표현도 영어 등보다도 훨씬 복잡하다. 러시아인은 이런 자신들의 언어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 자부심을 버리고 중국어 공부에 나서는 것이다.

매슬로프 교수는 "중국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전문화된 교육기관은 너무 적다. 러시아 전체 대학 중 10% 미만만 수준 높은 중국어 교육만 가능하다.
그는 "러시아는 인구 평균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중국어를 가장 많이 배우는 나라다. 다만1970, 80년대 전통적인 교수법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게 문제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중국센터는 중국어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외국으로서의 중국인의 사고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학생들이 통역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처음으로 수능 과목에 중국어를 포함시켰고, 중국어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택 가능한 외국어 과목이 됐다.
중국어열의 배후에는 '중국열'이 있다. 러시아 한학자 루킨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새 러시아에 '중국 붐'이 다시 불기 시작했고, 많은 젊은이가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의 책과 영화를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년 백만명 이상의 러시아인들이 중국을 여행한다. 이것은 중러 양국의 민간교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윤현 afeconomy@haidongzhou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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