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리장 고성 입장료 받는 게 옳은가?... 중, 매체 문제 제기

  • 등록 2025.07.15 19: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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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 고성 유지비를 받는 게 맞을까?’

중국 윈난(云南)성 리장(丽江) 고성이 2025년 8월 1일부터 1인당 50위안(약 9,687 원)의 고성 유지비를 징수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네티즌들 간에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단 유지비 징수는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당국은 징수금액을 낮추는 대신, 그 대상을 기존 단체관광객에서 개인관광객까지로 확대했다.

또 한 번 납부 후 재 방문 횟수 이용기간이 일주일이던 것을 1년으로 늘렸다.

간단히 기존 받는 이들에게 적게 받으면서 개인 관광객으로 징수 대상을 확대해 전체 모수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 같은 당국 정책은 일단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중국 고성은 한국과 상황이 좀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의 궁은 이미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그저 전시 공간으로 변한 지 오래지만 중국의 고성은 여전히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터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지 주민 대부분은 관광업에 종사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즉 고성은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생활을 하면서 자연히 손실이 잦게 되고 유지 관리를 해야할 곳도 늘어난다. 자연히 유지 보수, 관리비가 늘어난다.

당국은 이번 징수 방식 변경은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관광객에게 일부 혜택도 돌아가도록 하면서 전체적인 징수액은 높였다고 주장한다.

물론 지방 정부가 세수로 다 감당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징수 제도의 변화는 기본적으로 리장 고성의 유지비가 대거 모자라다는 데 원인이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리장 고성을 관리하는 보호관리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이미 2007년에 「리장시 리장 고성 유지비 징수방법」을 제정하였다고 한다.

이번 새 규정은 그 요율을 조정한 것으로, 기존 1인당 80위안(약 1만 5,499 원)이었던 요금을 50위안으로 인하하였으며, 단일 납부 시 효력이 기존 1주일에서 365일로 연장되었다. 즉, 1년 동안 여러 차례 무료로 출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가격을 낮추고 유효기간을 늘렸기 때문에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주로 단체 관광객에게만 징수하던 것을, 이번에는 개인 관광객도 포함되도록 변경하면서 징수대상을 확대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을 한 것이다. 고성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상업 활동도 이루어지는 생활 공간인데 남의 생활공간을 관광했다고 그 유지 관리비까지 내줘야 하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

실제 중국 매체들도 이처럼 일상 공간 전체에 출입료를 부과하는 방식은 다소 이례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장 고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 보존되기 위해서는 분명 유지 비용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적다.

조사에 따르면, 리장 고성의 연간 보호 관리 비용은 약 2.9억 위안(약 561억 8,460만 원)에 달하며, 고성 유지비는 사실상 유일한 재정 수단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지금까지 리장 고성에 총 48억 위안(약 9,299억 5,200만 원)이 투입되었지만, 유지비 징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41억 위안(약 7,943억 3,400만 원)에 그쳐 아직도 재정 격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징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된 셈이다.

물론 고성을 보호하겠다는 명분 아래 단순히 유지비를 징수하는 방식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리장 고성의 입장료 징수 문제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던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리장 고성의 상인 약 천 명이 영업을 중단하고 고성 보호관리국의 신규 징수 카드 설치에 항의하였다. 이들은 입장료 징수가 고객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상점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하였다. 2017년에는 ‘동화의 왕’ 정위안제(郑渊洁)가 장문의 글을 통해 리장 고성 유지비 징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 문제는 다시금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유지비 징수는 관광객 수를 줄이고, 관광객의 다른 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초래한다.

현지 주민 주장처럼 입장료를 없애는 것이 관광 수입 전체를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후난(湖南)성의 펑황(凤凰) 고성이 1인당 148위안(약 2만 8,673 원)의 입장료를 도입하였을 때도 큰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2016년 4월 결국 ‘성곽 요금제’를 폐지하였는데, 그 달에만 관광객 수와 관광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2%, 5.32%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 매체들은 이 같이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이 지역 주민, 상인, 관광객, 네티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결국 이러한 비용 징수는 일종의 이익 재분배 행위이며, 관계 부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균형점을 모색해야 한다.

박정민 pjm@kochin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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