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2014년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2019년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

지난해 연말 중국에서 문제가 된 코로나19 치료제 아쯔푸(阿玆夫)의 무분별한 유통도 의약품 온라인 판매 허용의 결과로 풀이된다. 아쯔푸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베이징, 상하이의 약국들은 물론 의약품 판매 온라인 플랫폼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의사 처방을 받은 성인 코로나19 감염자만 아쯔푸를 복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자 이 약의 소매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이미 유통된 약은 판매 기록을 보고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아쯔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온라인 판매 허용 이후 중국인의 의약품 구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제 발전과 고령화 인구의 증가, 온라인 판매 허용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구가하는 중국 의약품 시장 동향과 수출입 관련 데이터를 살펴본다.

중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4304억 위안에서 2021년 1조8176억 위안으로 4년 간 무려 3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도 성장세를 이어가 시장 규모가 1조8539억 위안에 달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매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중국에는 다양한 의약품 배송 플랫폼이 생겨났다. 아플 때 굳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비대면 진료를 받은 후 약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의약품 온라인 판매 규모도 급증했다. 중국내 의약품 전자상거래 거래액 규모는 2017년 1004억4000만 위안에서 2021년 2260억 위안으로 두 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2022년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2431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의약품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습관의 변화로 인해 의약품 전자상거래가 점진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다. 중국내 의약품 시장의 전자상거래의 비중은 2017년 7.4%에서 2021년 13.4%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도 성장세를 이어가 14.1%에 달했다.

중국 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약국은 체인 약국과 개인 약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오프라인 약국은 2017년 45만4000개에서 2021년 58만6530개로 증가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매 체인 약국은 2017년 22만9000개에서 2021년 33만5320개로 50%가량 증가했고, 개인 약국은 2017년 22만5000개에서 2021년 25만1210개로 15%가량 증가했다. 개인 약국보다 체인 약국의 증가율이 월등히 높았다.

한편, 중국의 의약품 수출입 거래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수출보다 수입 증가세가 높아 매년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역량이 단기간에 업그레이드가 어려워 의약품 무역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의약품 수입액은 3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주요 수입국은 독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일본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