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중한국대사관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3불'의 비구속성을 재확인했다.
'3불' 정책이 구속성 있는 한중 간의 외교적 합의는 아니라는 의미다. 즉 언제든 재고될 수 있다는 것을 재천명한 것이다. 현 사드 미사일의 완전한 배치는 물론 추가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행동에 앞서 괜히 중국 당국의 신경만 건드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주중한국대사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사드 3불(사드 추가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MD)시스템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정책은 한국 정부의 약속이나 합의가 아님"을 재확인하고, "한국 기업들은 중국 투자 시 지정학적 요인에 대해 20∼30년 전보다 더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드 3불은 2017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한한령(限韓令) 등으로 보복하면서 양국 관계에 난기류가 이어지자 당시 문재인 정부가 밝힌 입장이다.
최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새로운 지도자는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의 사드 3불 정책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중한국대사관은 "새 정부가 반드시 챙겨야 할 옛날 장부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미 이전 정부에서 관련 협상 수석대표와 정부 대변인이 사드 3불은 약속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중한국대사관은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 천명으로 사드 갈등이 봉합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당시 한국 정부가 사드 3불 언급을 했음에도 문제(중국의 한한령 등 보복 조치)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봉합'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