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관광객, 즉 유커(游客) 유입으로 인한 내수 진작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변화된 중국인의 소비패턴을 반영하는 중소·소상공인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중국의 해외여행 회복률(2019년 대비 30%~58%) 수준에 따라 최대 349만 명으로 예상되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잠재 소비 증가액은 약 3조 5992억원에서 6조 9584억 원으로 추산됐다.
김미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본격적인 유커 유입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의 주요 특징을 토대로 유커 특수를 활용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의 세 가지 주요 특징에 주목했다.
첫째, 최근 중국 해외여행을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중국 MZ세대 소비패턴 및 여행행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완화 및 해외 관광시장 개방 직후 출발 해외여행객 중 MZ세대가 92.2%를 차지한다.
둘째,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체험 중심 여행을 선호한다. 단체관광 중심의 쇼핑목적이나 인기명소 중심 여행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개별여행 중심의 맛집 투어, 지역관광 등 로컬 체험 중심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에어비앤비가 공동으로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인 방한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방한 여행 의향이 있는 중국 소비자 중 ‘한국 자유여행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5%이다. 방한 여행에서 기대하는 경험으로 쇼핑(88%)의 응답 비율보다 현지음식(91%)과 야경(91%), 해양경관(88%) 등 특색있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희망하는 응답 비율이 더 높다.
셋째, 중국인 관광객의 모바일 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중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리서치 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약 9억 4300만명의 중국인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상공인 간편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가 유일하게 위챗페이(2020년 11월), 유니온페이(2022년 11월), 알리페이(2023년 9월) 등 중국 3대 모바일 페이와 연동돼 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따르면, 제로페이를 통한 위챗페이의 국내 결제는 2020년 1000건(270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2만1000건(6억4300만 원), 2022년 9만4000건(24억8600만 원), 2023년 상반기에는 12만7000건(48억8500만 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로컬 체험 관광상품 강화하고 모바일 결제 편의성 높여야
보고서는 유커 특수를 누리기 위한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을 다음의 두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로컬 체험 중심의 관광상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 고유의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비촉진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하여 추진할 수 있다. 또 중국인 대상 지역 전통시장, 백년가게 등의 전국 가이드를 발간 및 배포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여 지역관광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 기반 로컬크리에이터나 기업형 소상공인(라이콘), 우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중소·소상공인이 연계한다면, 특정 지역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수요와 소비를 다변화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둘째, 모바일 간편결제 중심 결제 편의성을 높여 중국인 쇼핑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제공하는 ‘SKT 지역방문자 이동행태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서울(28.5%), 경기(26.5%), 인천(7.8%), 제주(5.4%), 충남(4.1%) 등 지역 방문이 많았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의 전국 제로페이 가맹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은 서울(26.6%), 경기(18.5%), 경남(11.2%) 등에 집중되어 있다. 보고서는 전국의 중국인 관광객 방문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알리페이 등 중국인이 자국 앱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