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別)은 뼈에서 살을 발라내는 고통이다. 이별(離別)은 그런 아픔을 말한다. 생별(生別)은 살아 이별이요, 사별(死別)은 죽어 이별이다. “死别已吞声,生别常恻恻。” (사별이탄성, 생별상측측: 죽어 이별은 소리 없이 울고, 살아 이별은 그리움에 운다.) 당 시인 두보의 ‘夢李白’(몽이백: 이백을 꿈꾸며) 2수 중 1수다. 탄성(歎聲:소리 치다)이 아니라 탄성(呑聲:소리 삼키다)이다. 같은 단어로 소리 없는 울음이 더 크게 울린다고 표현한 것이다. 恻측은 슬프다는 뜻이다. 測측과 같이 쓰여 헤아리다. 그리다는 뜻도 떠올리도록 한다. 恻恻측측은 슬프고 슬프다는 의미다. 恻恻측측 중국 발음은 cece쳐쳐다. 혀끝 차는 소리다. 두보가 먼 길을 떠나 소식없는 벗 이백을 꿈에서 보고 ‘혹 잘못됐을까’ 놀라 쓴 시다. 이별의 시다. 생별이나 사별이나 한쪽의 감정이다. 이별을 당한 떠난 이를 기다리는 남은 자의 감정이다. 남은 자는 산 자다. 살아 숨 쉬며 살아 그리는 이다. 이별의 고통은 이렇게 남은 자의, 산 자의 몫이다. 동양의 선인들은 일찍이 이별의 고통을 알았다. 일찍이 갑골문에 등장하는 죽음 사(死)는 떠난 이 앞의 산 자의 모습이다. 죽음은 마치 뼛조각처
"명나라를 치려하니 길을 빌려달라" 1592년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의 선조에게 '정명가도(征明假道)'의 글귀가 담긴 편지를 보낸다. 선조는 이 편지를 선전포고로 봤다. 하지만 조선은 "뭐 이런 게 다 있어"하며 무시했다. 앞서 수많은 경고, 특히 이율곡의 10만 양병설도 불필요한 것으로 일축했던 조선의 사대부들이었다. 본래 무능은 무지에서 나오는 법이다. 결국 조선은 일본의 침략에 무너졌다. 왕은 북쪽 변방 의주까지 도망가야 했다. "A를 하려고 하니 B를 달라" 일본 요구의 구조다.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갑질 요구다. 황당하지만 거절하기 힘들다. 갑질을 하는 이들은 자신이 갑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시를 하면 임진왜란처럼 그 대가가 크다. 이 때 필요한 게 계략이다. 계략은 궁극의 도다. 중국 전국시대, 강대국이 이웃 약소국을 괴롭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일본이 조선에 했던 '가도(假道)의 요구'도 흔하게 있었다. 한번은 진나라가 한나라를 치겠다고 주나라(동주)에게 길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다. 주나라는 길을 빌려주면 한나라에게 미움을 살 것이요. 거절하면 진나라에게 미움을 받을까 두려웠다. 대책회의를 했다. 이 때 한 대신이 말
목적을 가지고 움직여 결과를 내는 것을 '일 한다'고 한다. 간단히 일이란 수식은 '결과= 목적한 움직임 x 시간'이다. 인간의 움직임을 노동이라고 한다. 일의 결과는 노동 투입량에 대한 시간의 곱인 것이다. 사람들의 노동이 한결같다고 한다면 일의 결과 값은 항상 같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투입되는 노동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노동은 1의 결과를 내지만 어떤 노동은 2혹은 3의 결과를 낸다. 개인 간 재능의 차이도 있지만 도구의 차이도 있다. 사실 재능보다 결정적인 게 바로 도구의 차이다. 칼과 총 간의 차이라 할까. 도구는 일의 결과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일이란 수식은 (사람x도구)가 구해질 때 가장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 도구는 일이라는 방정식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이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이 같은 일의 도리를 알았다. 한자 공(工)에 그 이치가 담겨 있다. 일찍이 갑골자부터 등장한 공(工)은 위로 손잡이가 있는 칼이다. 살상(殺傷)의 흉기(凶器)가 아닌 재단(裁斷)의 도구(道具)다. 도구를 든 사람이 바로 공이다. 일의 수식에서 (사람x도구)가 바로 공(工)인 것이다. 한자의 공이 일이다 보니, 그 뜻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멍~멍, 독고여유. 잘 지내시쥬? 사람 세상 참 시끄럽쥬? 중국 탓이 크네유. 쓸데없이 미국에 풍선이나 날리고 말이유. 아이고 개가 봐도 개떡 같네유. 아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럴 때 하필 ‘개떡’이라 허지유? 다른 떡도 많구먼 말이쥬, 개만 우습다 이거쥬? 그럼 안되유. 상대방이 약하다고 우습게 보고, 그게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이쥬. 중국이 그려지유. ‘Full of 소인배’유. ‘중국의 간첩 풍선’, 미국은 아예 이렇게 부르더구먼유.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또 발견해 격추를 했다고 허지유. 뭘 그렇게까지 하나, 싶지유? 실은 중국이 본래 그려유. 역사가 잘 보여주지유. 나라만 크지, 사람들은 다 밴댕이 속이구먼유. 만만해 보이면 속내를 드러내지유. 요즘 한국이 만만허쥬. 참 그러고 보니, 한국이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고 해서 중국도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같이 중단한 일이 있쥬? 이 말만 들으면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당시 중국은 코로나가 재창궐해서 만연할 때지유. 한국은 거꾸로 안정돼 가는 상황이구유. 뭔가 좀 이상허쥬? 중국이 떼쓴다 싶잖여유. 본래 옛 조선 사람들이 ‘중국 떼놈’이라고 했다지유? 그나마 한국이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고
누가 있어 스스로를 낮춰 천해지려 할까. 누가 있어 스스로 더러워지며 남을 깨끗이 하려할까. 누가 있어 많고 적고의 높고 낮고의 차별 없이 공평할 수 있을까. 누구 있어 존재만으로 남에게 생명을 줄까. 물 수(水)의 덕(德)이다. 물 수(水)는 가장 오래된 한자 중 하나다. 강의 물이 흐르는 모습이다. 항상 중심을 잡는 중봉(重峯)의 수류(水流)와 항상 넘치며 물길을 넓히는 지류(支流), 변연(边沿)의 각 두 획으로 이뤄져 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의 반짝임을 표현한 듯도 싶다. 내 천(川)이 급속히 흐르는 물이라면 물 수(水)는 멈춘 물이라 할까. 큰 내 강(江)과 바다 해(海) 모든 물을 대표한 자가 바로 물 수(水)다. 항상 물은 높은 곳을 버리고 낮은 곳에 임하며 항상 물은 스스로를 더럽혀 돌과 동물에 묻은 더러움을 닦아 준다. 항상 물은 크고 작은 모든 구덩이를 채워야 비로소 다시 흐른다. 항상 물은 바위를 만나 피해 흐르지만 결국 천년 바위의 모양을 바꾸고 결국 그 바위를 깨뜨린다. 물은 낮은 곳을 채워 강을 이루며 바다를 이룬다. 사해의 모든 물이 결국 바다를 만든다. 바다의 장엄함은 다른 게 아니다. 차별이 없어 한 없이 커진 규모에서 나온
전국시대(BC 770 ~ BC 476) 진나라가 주나라에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구정(九鼎)을 내놓으시오." 이때의 주나라는 흔히 동주다. 앞서 BC 1046년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주왕실과 구분하기 위한 이름이다. 그랬다. 주나라는 불과 400년 전만해도 천자, 하늘의 아들이 다스리는 나라였다. 천하를 통일한 주 왕실은 이후 봉건제도를 실시해 천하 각지를 제후들에게 나눠 다스리도록 했다. 천하의 제후들은 자신의 영토를 열심히 다스려 막대한 부를 이루고, 병사를 키웠다. 하지만 정작 왕실의 힘이 쇠락했다. BC 771년 견융에 쫓겨 당시 수도였던 호경(鎬京, 현재의 산시성 시안 부근)을 잃고 낙읍(洛邑, 현재의 뤄양)을 새로운 수도로 삼았다. 바로 동주의 시작이었다. 전국시대는 춘추시대에 이어진다. 춘추는 동주의 시작부터 중원의 패주였던 진나라가 3명의 실권자인 한씨, 조씨, 위씨 등에 의해 나눠진 BC 403년부터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BC 221년까지다. 구정은 중국 하나라의 우왕이 전국 9개 주에서 쇠붙이를 거둬 만들었다는 솥이다. 훗날 주나라까지 전해져 천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이 됐다. 진나라가 동주에 가서 그런 구정을 달라고 하니
'5.28%' 오는 3월에 개최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올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다. 지난해 중국은 3.0% 성장을 했다. 예상에 한참 못 미치는 충격적인 중국의 성장률을 놓고 일부에선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원인으로 지적했고, 다른 일부에선 중국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전반적인 성장 동력의 하락이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인구가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에서 장기적인 부담으로 바뀌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령화와 인구 감소가 이어진다면 중국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중국 당국이 2번째 100년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선진국 모델인 '다퉁(大同)사회'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연평균 5%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팬데믹 첫해인 2020년에는 성장이 둔화했으나, 이듬해 기저효과까지 나타나면서 크게 성장해 2020~2021년 평균 5% 성장을 이루었다. 올해 만약 중국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하듯 5.28% 성장을 구현하다면 2022~2023년 평균 성장률은
예(禮)란 많은 한자처럼 단순하기만 한 것을 사람들이 괜히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예가 무엇이냐? 질문에 누구도 한 마디로 답을 하지 못하는 데 본래 단순했던 걸 원래 쉽기만 했던 걸 아는 척 하는 이들이 복잡하게 만든 탓이다. 예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순서다. 순서를 알고 지키는 것이다. 한자 예(禮)의 발전을 알면, 무슨 말인지 안다. 갑골자에서 예(禮)는 본래 풍(豊)이다. 그 풍(豊)에 제사를 의미하는 시(示)가 붙어서 예(禮)가 됐다. 오늘까지도 풍(豊)에는 예의 발음이 남아 있다. 풍(豊)은 그릇에 담긴 곡식과 과일이다. 예가 그릇에 담긴 곡식과 과일인 셈이다. 감사의 제(祭)를 지내는 마음으로 내놓은 음식 한 상이 바로 예(禮)인 것이다. 그 음식과 음식을 내놓으려 마련된 자리에 손님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손님이 음식을 들고 자리를 나서는 순간까지의 모든 일의 순서가 바로 예(禮)다. 예란 결국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순서인 것이다. 대접, 접대의 어려움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접대는 본래 받기보다 하기가 더 힘든 법이다. 과(寡)하면 상대방이 불쾌하고 과(過)하면 내가 손해다. 순서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하면 가장 적당한 접대가 된다. 손님은 손
闲云单影日悠悠, 物换星移几度秋 xián yún dān yǐng rì yōu yōu , wù huàn xīng yí jǐ dù qiū 阁中帝子今何在,槛外长江空自流 gé zhōng dì zǐ jīn hé zài ,kǎn wài zhǎng jiāng kōng zì liú 한 조각 구름 그림자 수면에 비추고 해는 한가롭기만한데, 만물이 순환하고 별들도 자리를 옮기니 몇 해가 지났던가? 누각에서 놀던 황제의 아들(등왕)은 지금 어디로 가고, 난간 너머 장강만 홀로 덧없이 흐르네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 647~675)의 등왕각서(藤王阁序;秋日登洪府滕王阁饯别序) 후반부다. 등왕각은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에 있는 누각이다. 당나라 고조 이연의 아들인 등왕(藤王) 이원영이 653년 세웠다. 시는 676년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왕발이 등왕각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왕발은 몇 개의 시어로 무심한 하늘의 도(道)와 무상한 인간사를 짚었다. 시의 다른 부분도 명문이지만, 삶의 도리를 담은 담담한 이 구절이 가슴에 와닿는다. 특히 日悠悠와 几度秋는 정말 기막힌 대구(對句)다. 두 말만 보면 “해는 한가롭기만한데 몇 해나 그랬소?” 라는 뜻이다.
어린이의 싸움은 코피가 승부의 관건이다. 먼저 코피를 흘리게 하면 승패가 갈린다. 어린이의 주먹질이다. 어른의 싸움은 다르다. 오늘 날 직장에서 그 옛날 전쟁에서 승패는 코피로만 전장 위 장병들의 피로만 갈리지 않았다. 철저한 실리였다. 승패의 패(敗)가 그 의미를 잘 보여준다. 패는 간단히 돈을 잃는 것이다. 철저한 실리였던 것이다. 갑골문의 패(敗)는 조개를 도구로 때려 부수는 모양이다. 조개는 때론 정(鼎)의 모습을 띄기도 한다. 혹자는 조개 패(貝)를 태양의 흑점이 나타나는 때라 해석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조개 패(貝)가 상징하는 게 아주 귀중한 것이라는 점이다. 조개는 과거 돈이었다. 정(鼎)은 왕권을 상징하는 그릇이었다. 모두가 귀중한 것들이다. 그 귀중한 것이 깨지는 게 지는 것이다. 역으로 눈앞에 굴욕이 있어도 속으로 실리를 잃지 않으면 지지 않는 것이다. 지지 않는 것! 사실 동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전쟁의 경전인 ‘손자병법’은 승(勝)을 논하지 않는다. 패(敗)를 논하는 책이다. 정확히 패하지 않는 법을 논하는 책이다. 먼저 싸움을 피하라 조언한다. 무적(無敵), 적(敵)이 없는 것은 적을 무찔러 얻기도 하지만 적을 피해서 얻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