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짜리 물건, 3년 쓰고 시장에 중고로 팔면 9500만 원 받는다면, 살까 말까?’
명품이 왜 명품인가?
중국인에게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판자위엔에 가봐라. 명품이 뭔지 안다. 명품은 고물이다.”
명품이 고물이라니? 순간 멍했지만, 곧 그 뜻을 깨달았다.
중국에서 고물은 골동품을 말한다. 보물이다. 명품은 보물과 같은 것이다. 오래될수록 값이 더 나간다.
현대 공산품은 사실 이점에서 예술품과 다르다. 진짜 보물이 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중고값을 유지해줘야 한다.
중국에서는 보치율(保置率)이라고 한다. 가치를 보존하는 비율이란 의미다.
간단히 중고값을 신제품값으로 나눠 구한다. 중고값 확정법과 신제품 값을 확정하는 방식에 발표기관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자동차의 보치율이 발표됐다.
이 보치율을 보면 중국에서 인정 받는 명품 차가 어떤 것인지 안다.
3년 보치율이 95%를 넘는 차종이 있다.
바로 독일의 세계적인 명품 차 포르쉐다. 보치율이 95.42%다. 이 차는 3년을 타다 팔아도 가격의 95% 이상을 돌려받는다.
당연히 이 차의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기꺼이 사게 된다. 단 5% 비용으로 3년을 타는 셈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고객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벤츠는 76.23이며, 미니가 71.27%다. BMW는 70.46%다.
브랜드 인지도에서 미니가 MBW보다 높은 것이다.
포르쉐는 전기차 부분에서도 82.41%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기차의 보치율은 1년이다. 신차를 1년 뒤 중고차로 내놓을 때 받을 수 있는 가격비중이다.
포르쉐를 누른 전기차종은 역시 테슬라였다. 테슬라의 1년 보치율은 85.3였다.
정말 놀라운 게 바로 1위의 정체다.
1위는 홍광미니EV가 차지했다. 중국의 브랜다. 중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누루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차종의 1년 보치율은 85.8%였다.
아쉽게도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이름은 아예 언급도 되지 않았다.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약점은 이 보치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명품이 되길 포기하고 고가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하니,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