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9700억 위안(360조6479억 원),
중국 헝다그룹의 부채 총액이다. 매년 이자만 600억 위안에 달한다.
헝다는 올해 초만해도 세계 500대 기업 중 122위였다.
중국 현지에서도 "누가 헝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을까"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실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 부동산업계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헝다의 부채 1조9700억 위안은 사실 한 개 성(省)의 GDP 규모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부동산 재벌들보다 양호한 것이었다.
헝다는 자산부채율이 81%였다. 녹지 등 다른 부동산 그룹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순부채비율도 99.8%에 머물렀다.
역시 녹지·화하행복·부력 등 다른 부동산 그룹이 훨씬 높았다.
문제는 현금이었다. 유동성 위기가 본래 현금이 모자라 생기는 것이다.
헝다의 현금성 부채는 0.67로 다른 부동산 그룹보다 높았다.
중국에서는 분양된 뒤 아직 입주가 되지 않은 아파트도 부채에 포함된다. 즉 분양이 돼 회사에는 현금이 들어오지만, 그 현금은 장부상에 부채로 잡힌다는 것이다.
아파트는 짓고 있어 입주가 되면 바로 부채는 줄어든다.
그래서 중국 부동산업계의 부채는 실제 그 업체가 진행중인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헝다는 중국 21개 도시 전역에서 부동산을 개발 중이다. 그리고 이 부채는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관건은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진성 부채다.
헝다는 이 진성 부채가 700억여 위안이다. 헝다의 총자산이 2조3000억 위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헝다는 기사회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2021년은 헝다에게 악몽같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나쁜 소식들이 쇄도하고, 비판과 질의, 심지어는 도산 얘기까지 적지 않다. 7월 광발은행 제소가 기폭제가 될 때부터 헝다의 시장 신용은 점차 소진되고 있었다.
대주주인 류란슝(劉蘭雄)은 두 차례에 걸쳐 1억 홍콩달러를 내다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