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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긴 그리움의 시작 … 긴 그리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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络纬秋啼金井阑,
luò wěi qiū tí jīn jǐng lán ,
微霜凄凄簟色寒。
wēi shuāng qī qī diàn sè hán 。
孤灯不明思欲绝,
gū dēng bú míng sī yù jué,
卷帷望月空长叹。
juàn wéi wàng yuè kōng cháng tàn 。” 

 

 

 

가을 귀뚜라미 우물가에 울고,
무서리에 젖은 멍석이 차갑네.
등불 꺼질 때 그리움도 끝나길,
창밖 밝은 달에 공연히 한숨만. 

 

 

가을밤 우물가 귀뚜라미가 운다. 한 아낙네가 정자에 멍석을 깔고 앉아 상념에 젖어있다. 우물가 정자의 꾸밈새를 보니 일반 가정집은 아니다. 행세하는 집안의 여인이다. 도대체 무엇이 근심일까?

 

 


 

 

이백李白의 긴 그리움长相思의 두 번째 이야기다. 앞에서 긴 그리움의 끝을 이야기 했다면, 여기서는 그 시작을 이야기한다.
소개한 구절은 산문으로 치면 두 번째 단락이다. 차분히 사랑에 빠져 외로운 한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산문의 첫 단락 꼴인 시의 시작이 대단히 재미있다.
앞서 봤던 '긴 그리움'의 끝에 있었던 말이 되풀이된다. 다만 두 번째 문장이 바뀌었을 뿐이다. 

 

 

 

​“长相思, 在长安。
cháng xiàng sī ,zài Cháng'ān。” 

 

 

 

아니 장안이라니, 요즘으로 치면 바로 서울이다. 혼도 못 날아가고, 그 혼이 꿈속에서도 닿지 못했던 곳이 다름 아닌 서울이었던 것이다. 반전의 절정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일리가 있다.
긴 그리움은 몸은 가깝지만 혼이, 마음이 못 닿을 때 생기는 것이다. 
시는 그렇게 시작해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감정을 상승시킨다.

 

 

 

어느새 날이 차가워져 무서리가 내리고 멍석이 젖어온다. 발을 쳐 한기를 막았지만, 습기를 막지는 못했다. 
멍석이 축축하니 차가워진다. 한 귀퉁이 초롱불도 기름이 다했는지, 자꾸 희미해진다. 
방안이 어두워지니 달빛은 더욱 밝아진다.
발을 들어 달은 보는 여인네, 달빛에 고운 얼굴선이 그려진다.
달을 보는 그녀가 때때로 한숨을 쉰다. 불빛이 꺼지면 그리움도 꺼질까 했는데, 달빛이 남은 것이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저미어진다. 

 

 

 

시 속에는 독자들의 감성을 이끌어내는 이백의 묘한 마법이 숨어있다. 
'金井阑', '簟色寒', '思欲绝', '空长叹' 등은 마법 주문처럼 독자들의 감정이 그때 그때 상승하도록 이끌어 간다.
그리고 막 이륙한 비행기처럼 감정의 고도가 높아진 독자들에게 시인은 앞서 1부에서 소개한 구절을 던진다. 

 

 

 

​“美人如花隔云端。
měi rén rú huā gé yún duān 。” 

 

 

그리운 내 님은 하늘 구름 속 꽃 같아요. 

 

감정의 소용돌이가 시작되는 대목이다. 이제 모든 시를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긴 그리움
장안에
긴 그리움
내 심장을 부수네.” 

 

 

역시 이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