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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삶의 답은 삶 밖에 있거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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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发终难变, 黄金不可成。
bái fā zhōng nán biàn , huáng jīn bú kě chéng 。
欲知除老病, 唯有学无生。
yù zhī chú lǎo bìng , wéi yǒu xué wú shēng 。” 

 

 

 

백발이 다시 흑발이 될까? 
수만금이 있어도 불가능한 것을.
생로병사에서 벗어나려면, 
답은 오직 삶의 밖에 있거늘.

 

 

불가 선종의 질문이랄까? 차분히 인생의 정답이 무엇인지 묻고 답한다. 답이 묘하다.

 

​“삶의 답은 삶의 밖에 있다.”  

 

 

 

시 불 왕유王維: 699?~759의 시 '가을밤 홀로 앉아'秋夜独坐다.
불가의 정서를 시에 담아 시의 부처라 불리는 왕유의 시답다. 읽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가을은 계절의 절정이다. 세상 모든 게 한 해의 결실을 맺고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다. 
끝난 즐거운 파티처럼 이제 모두가 떠날 준비를 하는 시기다.
시는 이 절정을 보낸 뒤 어느 날 밤 홀로 앉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래서 이 시의 제목을 ‘겨울밤 마음을 헤아리다’冬夜书怀라고 하기도 한다.

가을의 절정을 보내고 어느새 겨울이다. 밤에 책을 읽는 데 어깨가 시려 걸칠 옷을 찾게 된다.
'지난해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나도 나이가 먹었구나'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든다. 계절처럼 인생도 절정을 지났다 싶다. 
아무리 염색으로 감춰도 밑동이 흰머리는 계속 나온다. 
'그래 어찌 백발이 다시 검어질까? 천만금이 있은들 무엇하랴? 그 모든 게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 오는 걸 …'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는 순간,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남은 삶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사는 게 뭐라고,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대부분 이 질문에서 명상이 끝나지만 시 속 구도자는 답을 찾는다. 

 

​“唯有学无生。”  

 

 

여기서 무생은 삶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유생과 함께 삶의 또 다른 형태다. 삶의 이면, 밖이다.
신진대사가 없는 삶이다. 욕망이 배제된 삶이다. 도가에서 말하는 진인의 경지다.
살펴보면, 세상의 모든 삶은 유생과 무생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욕망하며 살면서 어찌 욕망을 버려야 얻는 것을 얻기를 욕망하는가?
무생을 배워야, 욕망을 버려야 얻을 수 있다.

묘하게 역경易经 의 말과 닮았다.

 

 

 

​“拔芧征吉 志在外也
bá xù zhēng jí  zhì zài wài yě” 

 

 

띠풀을 뽑듯이 나아감이 길한 것은 뜻이 밖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