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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강 위에 핀 물 안개, 내 맘도 적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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晴川历历汉阳树, 芳草萋萋鹦鹉洲。
qíng chuān lì lì hàn yáng shù , fāng cǎo qī qī yīng wǔ zhōu 。
日暮乡关何处是? 烟波江上使人愁。
rì mù xiāng guān hé chù shì ? yān bō jiāng shàng shǐ rén chóu 。” 

 

 

 

졸졸 강물 나뭇가지 세듯 흐르고
강변 꽃 한들한들 들녘을 채웠네.
해는 지는 데, 고향 집은 어딘가?
강에 핀 물 안개에 내 맘도 젖네. 

 

 

 

주변의 색이 바래서 인가? 겨울의 강은 더욱 빛을 낸다. 잔잔한 파도가 일 때마다 햇볕을 반사해 눈을 부시게 한다. 
강변에는 하늘하늘 꽃나무가 가득하다. 
보는 이의 넋을 빼는 절경이다. 연인이라면 서로 어깨를 안고 보련만….

 

 

안타깝게 시인은 나그네다. 홀로 이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누각에 올랐다.
시는 당 최호(崔颢:704~754)의 황학루黄鹤楼다. 
변주汴州 사람으로 19세 어린 나이로 진사가 돼 벼슬 길에 올랐으나, 글을 많이 남기지는 못했다. 
바둑과 술을 즐겼다고 한다. 
황학루는 후베이湖北 우한武汉에 있는 누각이다.
장강을 끼고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신선이 학을 타고 놀았다는 전설과 벽에 그린 학이 실제 날아갔다는 전설이 있다.

 

 

이 시는 역대 최고 시인인 이백이 경탄을 금치 못한 시다.
황학루를 찾은 이백이 절경을 보고 시를 읊으려다 최호의 시를 읽고 "보다 나은 시를 쓸 수 없다"라며 붓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시는 전설을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昔人已乘黄鹤去, 此地空余黄鹤楼
xī rén yǐ chéng huáng hè qù , cǐ dì kōng yú huáng hè lóu” 

 

 

 

옛사람 학을 타고 떠난
이곳엔 황학루만 남았네. 

 

 

 

지금 신선은 보이지 않지만, 정말 신선이 와 놀았을 것 같은 절경은 남았다. 학을 찾아 본 시인의 눈에는 하늘 조각구름들만 유유히 떠간다. 시인의 시선이 점차 저 강 위로 내려온다. 
은은한 강물은 반짝이며 흐른다. 그 강 위에는 강변 나무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비친다. 
반짝이는 강물이 마치 나무를 세는 듯 흐른다.
강변 들녘은 저 지평선까지 꽃밭이다. 노란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 . 강물이 일으키는 바람결에 실린 꽃향기가 매번 다르다.

이 구절은 2-2-3의 음보로 쓰였다. 
가운데는 历历, 萋萋 한 단어가 반복되는 의태어를 넣어 시 속 정경이 살아움직이고, 소리까지 내도록 했다.
 历历는 읽다 보면 물방울이 반짝이는 소리 같고, 萋萋는 갈대와 꽃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소리 같다. 
모양의 의미하며 소리도 전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넋을 잃고 보다 보니 어느새 석양이 낀다. 강물의 빛도 그 힘이 약해진다.
강에 인접한 호수 저 끝에 물 안개가 피어오른다. 조금씩 모든 게 빛을 잃어간다. 
문득 돌아보니 황학루에 있던 연인들은 어느새 사라졌다. 나그네 마음에는 그리움이 물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아 내 고향은 어느 쪽이던가? 아내는 오늘도 홀로 달을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