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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삶은 본래 그리 울면서 사는 것이다. 자신의 길을 그리 울면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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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不见古人 
qián bú jiàn gǔ rén
后不见来者 
hòu bú jiàn lái zhě
念天地之悠悠 
niàn tiān dì zhī yōu yōu
独怆然而涕下 
dú chuàng rán ér tì xià” 

 

 

 

내 앞에도 내 뒤에도
사람이 없구나!
막막한 천지 
나 홀로 둘러보고
돌연히 떨어지는
한 줄기 눈물. 

 

 

어쩌면 이리 광오 할 수 있는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경지를 넘어섰다. 고금천지 유아독존이다.

 

 

처음 시를 읽고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짧게이렇게 단순히 세상의 고독을세상의 무게를 이야기할 수 있다니…
홀로 가는 구도자의 모습을 이리도 처연하게 그릴 수 있다니….

 

 

 

진자앙(陈子昂;659~700)의 등유주대가(登幽州台歌)다. 
생몰연대를 비롯해 연도가 중국 바이두와 우리 네이버 제공 자료에서 다르게 나온다. 바이두에 근거해 소개한다. 
자는 백옥(伯玉)이며 광택(光宅;684년 9월~12월)에 진사에 급제했다.
광택은 측천무후가 당의 실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던 시기의 연호여서 '무후연호'라고도 한다.

진자앙은 이때 진사가 돼 측천무후의 아낌을 받았으나 무후의 교만 방탕함에 실망해 그를 시에서 수없이 풍자한다. 
이 시는 진자앙이 무유의(武攸宜)의 작전 참모로 있던 시절 썼다고 한다. 
토벌 작전에 선봉장이 되길 간청했으나 거절 당하자 그 비분강개해 썼다는 설이 있다.

진자앙의 성격이 그랬  같다. 
옳다고 판단한 일은 앞에 끌어주는 이 없어도 매진을 하고뒤따르는 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았으리라.

 

 

 

어찌 보면 인생사가 그렇다. 강가에서 첫 인류가 달을 보고, 저 달이 첫 인류를 비춘 이래 각 시대 수억, 수만 명의 인류는 그 누구도 살아보지 않은 자신만의 삶을 살았다. 어느 인생도 다른 인생과 같이 않았다. 그래서 삶은 본래 고독하고 외로운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을 모를 뿐이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문뜩 어느 순간 그 사실을 깨닫는 때가 있다. 마치 어젯밤 꿈처럼 대부분 그 사실을 곧 잊지만 정말 몇몇은 그 사실을 잊지 못하고 외로움에 빠지고 만다. 그 순간 돌연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우울'이라는 눈물이다. 
마치 진자앙처럼 어찌 보면 천재들이고, 어찌 보면 불행한 이들이다.

그러나 그게 뭐 중요하랴. 삶이 본래 그런 것을….
삶은 본래 그리 울면서 사는 것이다. 자신의 길을 그리 울면서 가는 것이다.

 

 

다시 읽으면 읽을수록 진자앙의 성격이 느껴진다슬쩍 그 눈물에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