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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물속의 달을 잡으려 … 추포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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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浦多白猿, 超腾若飞雪。
qiū pǔ duō bái yuán, chāo téng ruò fēi xuě 。
牵引条上儿, 饮弄水中月。
qiān yǐn tiáo shàng ér, yǐn nòng shuǐ zhōng yuè 。” 

 

 

 

추포 흰 원숭이들
나무 사이 뛰놀면
마치 흰 눈 내리는 양
때론 나뭇가지 위
새끼 끌어 앉고 
물속 달과 노네 

 

 

황산 머리 하얗게 센 밤, 흰 원숭이들이 나뭇가지를 오가며 논다. 새끼는 나뭇가지 위에 매달어 놓은 채 서로 서로 쫓기도 하고,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뛰어다닌다. 달빛에 하얀 원숭이들은 마치 산정의 흰 눈이 바람에 휘날리는 듯싶다.

 

 

 

 

이백의 추포가 秋浦歌  제5수다. 시는 본래 "추포에 흰 원숭이 많아."로 시작한다. 
담담히 추포 강변 산 나무들을 타고 노는 흰 원숭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흰 원숭이들이 어찌나 많은 지, 나무를 뛰노는 게 마치 흰 눈이 바람에 휘날리는 듯싶다고 했다. 
흰 원숭이들은 때로 새끼를 껴앉고 나뭇가지를 잡고 강물 위로 몸을 떨구고 물 위에 뜬 달과 논다. 그네를 타듯 이리저리 오가며 물 위 뜬 달을 잡아채려 하지만 잡히는 것은 물 한 줌뿐이다. 
참 평화로운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엔 묘한 불안과 공포가 있다. 
이 시는 추포가 전체에서 마치 스릴러 영화 같은 극적인 효과를 준다. 
무슨 말일까? 
추포가 전부를 다 읽어본 독자라면 무슨 말인지 안다. 이 시의 평화는 그냥 평화가 아니다. 앞서 이백은 추포 강 단장을 에는 원숭이 울음을 이야기했다. 
밤새 애를 끓이는 원숭이 울음에 황산도 머리가 셌다고 했을 정도다.
이 시는 그 울음 뒤에 나오는 평화다. 슬픈 결론이 예정된 평화라는 의미다. 이 평화는 어떤 이유인지 곧 깨지고 만다.
마치 살인의 첫 장면이 나온 뒤 갑자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주인공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스릴러 영화 같은 편집 기법이다.

그렇게 정을 나눴기에 이별은 더욱 가슴 아팠으리라. 그리 슬피 울었으리라.
이 시가 흰 원숭이들의 운명만 예견한 것은 아니다. 정말 묘하게 이백 자신의 죽음도 예견했다. 
바로 다음 구절이다.

 

 

​“饮弄水中月”  

 

 

'饮弄' 분명히 취해서 물속 달과 논다는 의미다. 흰 원숭이들이 술을 먹고 놀까? 갑자기 웬 술인가 싶다.
아마 이백의 마음이 그랬던 것이리라. 그리고 이것은 정확히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기도 했다. 그는 조각배를 타고 취해서 물속의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고 말았다는 설이 있다. 훗날 송대 한 시인은 이백의 죽음을 이렇게 노래했다. 

 

 

 

​“醉中爱月江底悬, 以手弄月身翻然.
zuì zhōng ài yuè jiāng dǐ xuán, yǐ shǒu nòng yuè shēn fān rán.” 

 

 

 

취해 저 강 아래 걸린 달이 좋아,
손을 뻗어 잡으려다 
그만 달이 되고 말았네.

 

 

 

'翻然' 몸이 뒤집히는 의미와 함께 돌연히, 갑자기란 뜻도 있다. 변신에 초점을 둬 이백이 스스로 달로 변신했다고 했다. 인간 세상으로 추방됐던 신선이 다시 달나라 선계로 돌아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