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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강물아, 눈물만이라도 전해주렴 … 추포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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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言向江水, 汝意忆侬不?
jì yán xiàng jiāng shuǐ, rǔ yì yì nóng bú ? 
遥传一掬泪, 为我达扬州。
yáo chuán yī jū lèi, wéi wǒ dá yáng zhōu 。” 

 

 

 

강물에 부탁해 전하는 엽서 한 장,
"그대 나를 아직 기억하나요?"
한 마디 한 곤 떨군 눈물방울,
강물아, 눈물만이라도 전해주렴.

 

 

죽어 이별보다 슬픈 게 생이별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때론 "그립다."라는 한마디 쓰고, 뒷말을 잊지 못한다. 가슴에 묻힌 말 어디서부터 꺼낼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백의 추포가(秋浦歌)다. 가을의 끝자락, 어느새 겨울의 문턱에서 읽으면 절로 가슴을 울린다.
이백이 754년 당시 54세 때 추포에 머물면서 쓴 시라고 한다. 전부 17수나 된다.
소개한 부분은 1수 끝부분이다. 이백은 추포시를 지천명의 나이 때 쓴 시인 셈이다. 
이백은 이미 30세에 천하를 오시(傲视) 했던 인물이다. 그가 세파에 휘둘려 천하를 떠돌다 쓴 시다. 세칭 세상 물 좀 먹은 뒤에 쓴 시다. 시상은 더욱 간결해지고, 감성의 깊이는 더욱 깊어졌다. 


 

세파에 휘둘린 이백이 마침 찾은 곳이 추포, '가을의 포구'다. 이름마저 이백의 감성에 맞아떨어진다.
추포는 당대 선주()에 속했던 마을이다. 마을에 장장의 지류인 추포 강이 흐른다. 
중국 자료에 따르면 추포는 당시 동과 은이 많이 났다고 한다. 본래 사람들이 북적였던 곳이란 의미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외지 사람들이 떠났는지, 이 추포에 인적이 드물어진다. 
시는 여기서 시작을 한다. 

 

 

 

秋浦长似秋, 萧条使人愁。
qiū pǔ zhǎng sì qiū, xiāo tiáo shǐ rén chóu 。” 

 

 

 

가을처럼 긴 가을 포구
한적해 우울한 데. 

 

 

참 묘하게 가을과 가을 포구를 대비시키며 운율을 살렸다. 

 

처음과 끝에 같은 단어를 되풀이하면서 우울한 공명을 만들어낸다.
'萧条'에서 萧는 바람 소리이면서 쓸쓸하다는 뜻이 있다. 条는 나뭇가지다. 
겨울을 앞두고 낙엽 떨어진 가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연상된다. 

 

 

어찌 보는 이가 우울하지 않을까?
갑자기 그리움이 솟구친다. 바닥에 구르는 나뭇잎을 집어 편지를 쓴다.
본래 엽서는 말 그대로 나뭇잎에 쓰던 짧은 편지다. 

 

과거 구중궁궐의 궁녀들이 엽서를 써 궁 밖 사람과 소통했다는 기록이 있다.

 

 

汝意忆侬不?
그대 나를 아직 기억하나요?” 


뒷말을 쓰기도 전에 눈물이 엽서를 적신다. 한동안 엽서를 들고 있어도 도저히 뒷말을 못 잇는다. 결국 강물에 눈물 젖은 엽서만 띄운다. 그리고 하는 기도다.  

 

강물아, 눈물만이라도 전해주렴.”  

 

 

사실 기존 번역에서는 "나를 기억하냐?"라고 강물에 묻는 것으로 해석돼 있다. 

 

아마 '寄言向江水'라는 문장에서 '向' 때문인 듯싶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읽어도 강물에 하는 질문은 너무 뜬구름 없어 보인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