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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내 취하고 님 기쁘니, 세상사 모두 잊네 … 하산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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长歌吟松风, 曲尽河星稀。
zhǎng gē yín sōng fēng, qǔ jìn hé xīng xī 。
我醉君复乐, 陶然共忘机。
wǒ zuì jun1 fù lè, táo rán gòng wàng jī 。” 

 

 

 

솔 바람 긴 노래 끝엔
하늘 별들도 지고
내 취하고 님 기쁘니
세상사 모두 잊네 

 

 

 

숲 속 달빛 동화의 끝이다. 정말 만화처럼 표현했다. 소나무들이 허리를 한 번 굽혔다 펴며 바람을 일으킨다. 
이 바람은 저 하늘 은하수에 닿는다. 바람이 실어 나른 것은 신선의 긴 노래다.

 

 

 


 

이백의 '종남산을 내려오니'(下终南山过斛斯山人宿置酒)라는 시다. 소개한 구절은 마지막 구다.  

 

 

이백의 시에 어디 술이 빠지랴.

 

 

숲 속 산길을 달 빛의 배웅을 받고 내려온 이백이 산기슭에 사는 또 다른 신선 집을 찾는다.
집은 의지를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나무들로 지어져 있다. 
꼬마 요정이 이백을 반갑게 맞아 싸리문을 연다. 문에 들어선 이백이 걸으니, 나무들이 손처럼 가지를 뻗어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준다. 요즘 말하는 홈 오토시스템보다 낫다.  

 

 

 


 

 

신선은 보물단지 속에 보관해오던 술을 꺼내 이백과 함께 마신다. 보물단지에 든 게 아마 술밖에 없을 거다. 한 잔 또 한 잔에 별이 하나둘씩 빛을 낸다. 이백과 신선이 노래를 한다. 소나무들이 바람을 일으켜 두 신선의 노래를 별들에게 전한다. 
즐거운 두 신선의 노래는 저 하늘의 별들도 평소 좋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땅과 별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바람이 전하는 노래를 기다리다 지친 별들은 하나둘씩 꺼져만 간다.

꾸벅 꾸벅 두 신선이 졸기 시작한다. 하늘 저 편엔 달이 지고, 별이 진다. 여명이 밝어가오고 있다.
그렇게 신선들이 세상의 번잡함을 잊을 때, 세상은 새로운 번잡한 오늘의 시작된다.
시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글=청로(清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