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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인 호설암의 지혜, "천리길도 첫 걸음에서 시작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는 고래로 동양에서 집안을 일으키고, 나라를 일으킨 이들이 가장 되새긴 명언이다.

반면 ‘조장’(助長)은 마음이 급한 이가 벼가 빨리 자라도록 위에서 잡아당겨 돕는다는 의미로, 무리해 서두르면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해 벼를 죽인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다.

동양의 사업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말이다.

 

 

본래 진리는 쉽고 단순하다. 뭐 이런 게 지혜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한 것을 실천할 때 그 끝에 성공이 있다.

성공은 지난한 실천의 결과일 뿐이다.

사업의 성공이라고 다르지 않다.

중국의 호설암의 고사가 있다. 호설암은 중국 청나라 말기 대상인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전장 점원에서, 음식점 점원에서 큰 기업가가 됐다.

중국 상인들 가운데 청나라 정식 관직을 얻었다. 홍정상인이라고 칭했다. 중국 문호 루쉰도 그를 높게 평가했다.

강남 쌀 거래를 독점하고, 중국 전역에서 전장을 연 근대 중국 금융업의 시조다. 당시만 해도 무역을 하기 위해 상인들을 금덩이를 수많은 경비원을 동원해 들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호설암이 세운 전장을 통해 강남에 금덩이를 맡기고 증명서만 들고 가면 강북에서 금을 찾을 수 있었다.

 

 

중국 면화산업을 독점해 영국과 거래를 하며 국제 면화가격을 혼자 주무르기도 했다. 영국과 면화 가격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결국 망하기도 한다.

이런 풍운의 인물이 호설암이다.

그는 돈을 벌 때는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돈을 벌어서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베풀었고, 영국에서 군함을 사다 나라에 기증하기도 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신뢰부터 쌓아라.

바로 호설암이 가졌던 사업철학이다. 1866년 어느 날 호설암은 좌종당(左宗棠)의 호출을 받는다. 좌종당은 당대 최고의 군사가요, 정치가였다. 청나라 말기 최대 골칫거리이던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인물이었다. 호설암을 지지하는 중요한 정치인이었다.

"내 그대에게 부탁이 있오. 10만 위안을 마련해 주시오. 나라를 위해 무기를 살 계획이요."

"알겠습니다." 호설암이 답했다.

호설암은 두말하지 않고 나왔지만 참 암담한 일이었다.

'어떻게 그런 거액을 한 번에 만든단 말인가?'

호설암이 가진 현금을 다 합쳐도 한참이 모자랐다. 그렇다고 가진 재산을 다 정리해 팔수도 없는 일이었다.

당대 최고 은행이었던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찾았다. 문제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도 10만 위안은 너무 거액이라 쉽게 빌려줄 수 있는 돈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호설암이 제공할 수 있는 담보도 충분하지 않았다. 중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고위 관계자를 알고는 있었지만, 겨우 얼굴 한번 본 정도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호설암이 하인을 불렀다.

은행에 가서 1000위안을 빌려 오너라.

호설암의 지시를 받은 하인은 그 길로 은행에 가 돈을 빌렸다. 당시 1000위안은 일반인에게 엄청 큰 돈이었지만, 호설암의 실력에 그 정도 돈을 빌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호설암은 며칠 뒤 바로 돈을 갚았고, 높은 이자도 지급했다.

또다시 며칠이 지났다. 호설암이 다시 하인을 불렀다.

"이번엔 2000위안을 빌려와라" 하인은 역시 어렵지 않게 돈을 빌렸고, 바로 이전 1000위안을 빌렸을 때처럼 바로 이자와 함께 갚았다. 호설암은 그렇게 계속 대출금을 높여갔다.

은행은 호설암 덕에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호설암은 자연스럽게 은행 고위층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어느 날 호설암은 직접 은행 고위 관계자를 찾아갔다.

“10만 위안을 빌려주시오. 내가 어떻게 해서도 갚겠소!”

호설암에게 충분한 신뢰가 쌓인 은행은 두말하지 않고 돈을 빌려줬다. 돈을 빌린 호설암은 무기를 사 좌종당에게 전할 수 있었다.

10만 위안을 빌리기 위해 호설암은 1000위안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았다. 호설암이 지불한 이자는 신뢰를 쌓는 거래였다.

사실 호설암이 떼먹기로 마음을 먹고 이 같은 행위를 했으면 사기다. 본래 기망하려 속이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설암은 분명히 갚으려 마음을 먹고, 신뢰를 쌓아 갔다.

그게 범죄와 신뢰의 차이다. 본래 세상의 모든 일은 ‘일념지차’(一念之差)인 것이다.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극과 극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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