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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태양 한 곁 돛단배 떠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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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门中断楚江开,
tiān mén zhōng duàn chǔ jiāng kāi ,
碧水东流至此回。
bì shuǐ dōng liú zhì cǐ huí 。
两岸青山相对出,
liǎng àn qīng shān xiàng duì chū ,
孤帆一片日边来。
gū fān yī piàn rì biān lái 。” 

 

 

 

하늘 문틈으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
푸른 물 동으로 동으로 북을 돌아 흐르네.
깎아지른 두 산 서로 키를 다투고,
저 태양 한 곁엔 홀연히 조각배 하나 떠오네.

 

 

 

야구로 치면 깨끗한 안타, 깨끗한 스트라이크다. 흠잡을 곳이 없이 그냥 쫙 빠졌다. 
쉽고 간결한 문장이 전해주는 시상은 한 편의 선명한 사진이다. 너무나 선명하고 색이 분명해 오히려 현실이 아닌다 싶다. 

 

 

 


 

 

역시 이백이다. 이백의 '천문산을 바라보며'(望天门山)이다. 
천문산은 중국 인터넷에서는 두 가지 설명이 다 있다. 안후이(安徽) 성에 있는 동량산과 서량산을 말한다. 두 산이 강의 동편과 서편에 나란히 서 있는 게 하늘 문 기둥 같다고 해 붙은 이름이 천문(天门)이다. 
시는 대략 725년 이백이 24살 한창나이에 쓰였다. 역시 과감한 생략과 집중 속에 젊은 호기가 진다.

 

 

 


시는 두 하늘의 문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강을 담담히 묘사하는 데서 시작한다.
두 산은 본 하늘 문을 닫았다면 이어졌을 산인데, 문이 열리면서 그 중간이 마치 열린 문처럼 비어있다.
그 사이로 굽이굽이 강물이 슬렁슬렁 넘쳐흐른다. 바로 중국의 장강이다.
장강의 푸른 물은 그렇게 천문을 빠져나와 동으로 동으로,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북쪽은 한번 휘돌아 흐른다.
드론을 띄운 듯 우리의 시각은 두 산을 지나 하늘로 오른다.
저 멀리 흐르는 강물 동쪽에 둥근 해가 뜬다. 붉디붉은 해가 떠오른다. 그 가운데 까만 점 하나가 있다. 점점 커진다.
그냥 점인 줄 알았는데, 돛단배다. 마치 한 조각 나뭇잎처럼 그렇게 떠오른다.

짧은 시지만, 강한 색채의 대비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먼저 푸른 산이다. 그 사이 물은 하얀 포말을 만들며 흘러내린다.
그리고 점차 그 물은 검붉어진다. 붉은 하늘의 해 한 귀퉁이의 검은 점의 대비도 강렬하다.
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운을 맞춘 동사들이다. 开, 回, 出, 来. 각 시구들은 이 동사들로 하나씩의 움직임을 갖는다.


 

눈을 감고 아무리 생각해도 장관이다. 멋있다. 역시 이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