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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뽑은 칼을 어찌 다시 꼽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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风萧萧兮易水寒
fēng xiāo xiāo xī yì shuǐ hán
壮士一去兮不复还
zhuàng shì yī qù bú fù háun

 

 

 

쏴~쏴 부는 바람에
역수 물은 차기만 하구나!
뜻을 세운 장수
이제 떠나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

 

 

 

한시(漢詩)는 동영상이다. 한시 속 시상은 동영상처럼 움직이며 마음을 울린다. 심지어 소리까지 입혀진다. 
그 특성을 잘 보여주는 시가 바로 이 시다. 
시는 '역수가'(易水歌)다. 한문을 공부하면 한 번은 접했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다.

 

 

 


 

 

역수가는 모두가 알다시피 사기열전에서 자객 형가를 소개하며 기록돼 있다. 
천하를 통일하려는 진시황을 암살하러 떠나가는 형가를 연나라 왕자 단과 그 일행이 역수까지 배웅을 한다. 
모두가 하얀 옷을 입은 채였다. 모두가 이 길을 떠나가는 형가가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부는 눈을 훔치고 있었다고 사기는 묘사한다.


 

 

이때 정작 죽으러 가는 형가가 의연히 노래를 한다. 
바로 역수가다. 첫 구절은 '씨아오 씨~아오', 일성, 고성의 처연한 바람 소리가 몰아친다. 
아, 바람에 몰아치는 강물은 손을 대지 않아도 얼마나 찰지 짐작이 된다. 그리고 다른 소리 없이 형가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壮士一去兮不复还
뜻을 세운 장사가 이제 가노라! 내 다시 오지 않으리!” 

 

 

 

장사든 선비든, 사내가 뜻을 세워 뽑은 칼이다. 어찌 그대로 접으랴. 참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역수가는 그렇게 되풀이된다.
주변의 모두가 형가의 노래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옛 시가는 정말 쉬웠다. 운율도 쉬웠다. 일반 시종, 주위 백성들은 아마 무슨 뜻인지 몰랐을 것이다. 
그래도 따라 부른다. 그 음에, 율에 이미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역수는 왜 차가울까?
차가운 물은 굳은 마음이다. 변치 않는 마음을 일컬어 빙심(冰心)이라 한다. 
당 시인 왕창령(王昌) 낙양 친구들을 만나 인사로, 옥주전자에 담기 일편빙심(一片冰心), 차가운 마음을 전해달라고 했다. 역수의 차가움은 장수의 마음이다. 장수는 변치 않는 마음을 지닌 지사였던 것이다.
  
역수가는 3자형 구성의 시다는 앞 3자형에 붙어 라임의 효과를 낸다. 뒤에 오는 3자형 두 문장, 易水寒(역수가 차구나)의 발음과 不复还(돌아오지 않으리) 마지막 발음 역시 라임 효과를 보여준다. 

 

 

​“바람이 쏴~쏴, 강물은 차기만 하구나. 나는 한다면 해!”  

 

참 짧은 노래인데, 정말 딱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는 결의,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