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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흘러간 강물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 세 시인의 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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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人今人若流水, 共看明月皆如此。
gǔ rén jīn rén ruò liú shuǐ, gòng kàn míng yuè jiē rú cǐ 。
唯愿当歌对酒时, 月光长照金樽里。
wéi yuàn dāng gē duì jiǔ shí, yuè guāng zhǎng zhào jīn zūn lǐ 。” 

 

 

 

앞뒤 물결처럼 그리 떠가는 게 인간사,
달만 한결같네.
이 밤 그저 원하는 건 
술 한 잔에 노래 부를 때
달아, 언제나처럼 
이 술잔을 비춰주렴.

 

 

인생사 그냥 떠가는 강물 같다. 장강의 앞뒤 물결처럼 내가 선인을 따르고, 후인이 나를 따른다. 그 모두를 저 달은 저렇게 떠서 지켜봤을 것이다. 오직 달만이 변치 않고 달빛 나그네들의 마음을 위로했을 뿐이다.

 

 


이백의 '술잔을 들어 달에 묻다'(把酒问月)의 마지막 구절이다. 시의 백미다. 달빛을 놓고, 그 앞에 흐르는 강물에 사람을 비유했다.
달빛 나그네야, 언제 없었던 시기가 있었을까? 모두가 시인이 아니어서 자신의 심정을 남기지 못했을 뿐이다.
말없이 흘러간 강물이 더 많은 법이다. 사실 '퐁당' 소리를 냈던 조용히 흘렀던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번 흘러간 강물은 돌이킬 수 없는 것 매한가지다. 모두 달빛에 술 한 잔에 그저 만족할 뿐이다.


 

인간의 이런 유한함은 이백 시에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백이 그토록 좋아했던 당대 선배 맹호연(孟浩然;689~740)의 시에도 근사하게 표현된다.

 

 

​“人事有代谢, 往来成古今
 rén shì yǒu dài xiè, wǎng lái chéng gǔ jīn” 

 

 

인간사 대대로 변하고, 지금 오가는 모든 게 옛 것이 된다.

 

 

한 시대는 한 시대의 인물이 있는 법이다. 저 강물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그네는 물러나야 할 때 물러설 줄 알게 되는 것이다.
같은 시상(詩想)은 장약허의 시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人生代代无穷已, 江月年年望相似。
rén shēng dài dài wú qióng yǐ, jiāng yuè nián nián wàng xiàng sì 。” 

 

 

 

인간사 윤회 대대로 끝이 없고,
달빛도 한 해 한 해 그침이 없네.

 

 

 

맹호연과 장약허는 이백에 비해 항상 흐르는 강물 같은 인류의 역사를 좀 주목해 허무함의 심도가 사뭇 다르다.
사실 허무함만으로 볼 때 이백에 좀 더 가까운 구절은 이백의 두 세대 선배인 유희이(刘希夷;651~679)의 ‘백발옹의 슬픔을 대변하다’(代悲白头翁)에 나온다.

 

 

 

​“年年岁岁花相似 岁岁年年人不同
nián nián suì suì huā xiàng sì suì suì nián nián rén bú tóng” 

 

 

 

해가 바뀌어도 꽃은 그 꽃인데,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구나.

 

 

 

강물은 영원히 달빛을 바다로 실어 나른다. 내가 실어 나르면 저 달빛 없어질까 싶은데, 그렇지 않다. 같은 달은 또 떠서 새로운 물결을 비춘다. 그저 강물의 물결이 아닐 뿐이다.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듯….
모두 강물이 흘러 되돌아오지 않기에 나오는 시상(詩想)이다.
누군가 이 시상을 이백보다 더 멋있게 표현할 날도 있을 것이다. 그게 인간사 최대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