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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줌, 술 한잔

꽃에 빠져 정치를 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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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月频中圣, 迷花不事君。 

zuì yuè pín zhōng shèng, mí huā bú shì jūn” 

 

달빛에 취해 성현을 보고,

꽃에 빠져 임금을 잊었네.

 

세상에 가장 행복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히 맹호연을 꼽겠다. 이 구절은 시인 이백이 맹호연에게 바친 찬사다. 아직 개인적으로 이보다 멋진 찬사를 보지 못했다.

 

 


 

이백의 '맹호연에게 바치다'(赠孟浩然)다. 사실 첫 구는 너무 직설적인 애정 고백이다. 그래서 먼저 소개하지 않았다.

 

吾爱孟夫子!

wú ài mèng fū zǐ! 

나 맹호연을 사랑해!

 

 

 

그리고 이어지는 찬사도 좀 낯 뜨겁다. 맹호연의 풍류는 천하가 알고, 젊어 부귀영화 버리고 늙어 소나무 그늘에 누었다고 맹호연의 고아함을 칭찬한다. 
맹호연은 이백보다 12살이 위다. 그런 맹과 이백은 지음지교의 정을 나눴다고 한다. 이 시 하나에서 이백이 맹을 얼마나 대단히 생각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 시를 읽고 나면 이백의 시에 나오는 은거 기인은 맹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다. 
이백은 시에서 낯 뜨거울 정도로 적나라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이 바로 소개한 구절이다. 낯 뜨거움을 뺀 칭찬의 절정이다.

 



달 빛 밝은 날 술 한 잔의 낭만을 잊지 않는 맹호연이다. 그러나 한 번도 주사를 부린 적이 없다. 유아(儒雅) 한 성품이 마치 달 빛 아래 신선 같다. 잠깐 조는 모습에 공자(孔子)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디 성현을 만나고 왔을까?'


여기서 어떤 이는 삼국시대 위나라 고사를 들어 성(聖)을 청주라고 보기도 한다. 당대 술꾼들에게 성은 청주이고, 현(賢)은 탁주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대구의 군(君)과 맞물려 성현으로 보는 게 더 어울린다 싶다. 
이어지는 말이 정말 은거한 기인에게 최상의 칭찬이기 때문이다. 꽃이 좋아 임금이고 뭐고 만사를 잊었다. 달에 취해 성현을 보는 이가 인간사, 그것도 겨우 당대 인간사에 영향이 큰 임금이 무슨 대수일까?
범생들은 그저 고아하는 그의 모습에 감복할 뿐이다. 이백 역시 마찬가지다. 시 역시 그렇게 끝을 맺는다.

徒此揖清芬.
tú cǐ yī qīng fēn. 
소생 그저 그대의 맑은 향기에 절을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