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峨眉山月半轮秋, 影入平羌江水流。
é méi shān yuè bàn lún qiū, yǐng rù píng qiāng jiāng shuǐ liú 。
夜发清溪向三峡, 思君不见下渝州。
yè fā qīng xī xiàng sān xiá, sī jun bú jiàn xià yú zhōu 。”
아미산 달은 가을 반달
강 위 달그림자는
강물 따라 흐르고
청계에서 삼협 가는 이 밤길
님 그리는 내 맘
안고 유주로 가네
시상이 살포시 내려 앉은 이슬같이 맑다. 님 그리는 마음이 도로록 굴러 방울 맺히는 이슬처럼 투명하고 촉촉하다.
이백(李白;701~762)의 '아미산 달 노래'(峨眉山月歌)다.
평범하고 담담하게 배를 타고 보는 가을 아미산의 달 풍경을 그렸다. '半轮秋'로 끝나는 첫 구가 압권인데, 우리 말로 그 맛을 전하기 힘들다. 한자 그대로 보면 아미산의 달은 '반 바퀴 가을'이라는 의미다. 농익어 가는 가을의 시간까지 표현했지만, 번역에서 그 맛을 살리기 힘들었다.
두 번째 구 역시 멋들어진다. '影入'라고 주동적으로 표현해 마치 달그림자가 생물처럼 강물 속에 뛰어들어 시인이 탄 배를 따라온다는 의미가 생생히 드러난다. 그러나 역시 번역에서 그 맛을 살리지 못했다.
그저 부연해 번역에서 표현하지 못한 맛을 설명으로 전할 뿐이다. 모두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아미산 달 노래는 이백이 젊은 시절 촉으로 떠날 때 지은 작품이라고 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 반, 두려움 반, 못 보고 떠나는 아쉬움 반 등이 시인의 감성을 자극했으리라.
정말 이 시는 어떤 감성으로 읽느냐, 즉 기대로 반으로 읽을 때와 아쉬움 반으로 읽을 때 느낌이 크게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 바이두를 참고해도 '思君不见'에 대한 해석도 사뭇 다르다. 어떤 이는 유주(지금의 충칭)에 못 보던 님을 만나러 간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읽으니 '半轮秋'는 천하의 명구다.
“아미산 저 달은 반 바퀴 가을”
한 시에 양면의 감성을 담아낸 이백은 정말 시의 귀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