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8 (토)

  • 맑음동두천 28.7℃
  • 맑음강릉 32.6℃
  • 맑음서울 28.7℃
  • 구름많음대전 29.6℃
  • 구름많음대구 32.5℃
  • 구름많음울산 30.6℃
  • 구름많음광주 29.1℃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8.2℃
  • 흐림제주 23.3℃
  • 맑음강화 24.0℃
  • 구름많음보은 27.1℃
  • 구름많음금산 28.8℃
  • 흐림강진군 28.3℃
  • 구름많음경주시 32.8℃
  • 구름많음거제 23.1℃
기상청 제공

시 한줌, 술 한잔

하염없는 가을바람에 님만 그리네.

URL복사

长安一片月, 万户捣衣声。

zhǎng ān yī piàn yuè, wàn hù dǎo yī shēng 。 
秋风吹不尽, 总是玉关情。

qiū fēng chuī bú jìn, zǒng shì yù guān qíng 。” 

 

 

조각달 뜬 장안성엔
집집마다 다듬질 소리
하염없는 가을바람에
변방의 님만 그리네. 

 

 

떠난 님을 그리는 가을 여인의 마음이다. 가을바람 흔한 트렌치코트에 긴 머리 휘날리며 낙엽을 걷는 여인네 모습보다 담장을 넘는 달 빛과 다듬이질 소리가 더욱 동양의 정감을 묘하게 자극한다. 분명 단정하게 머리를 빗은 곱디고운 아낙네리라.



이백의 자야오가(子夜吴歌), 자야의 노래 사철 중 '가을의 노래'(秋歌)다. 이번에 가을 여심을 담고 있다. 
여름은 서시의 이야기인데 소개를 생략했다.4철 가운데 봄, 여름은 전설로 남은 중국 미모의 여인들을 노래했고, 가을과 겨울은 이름 없는 중국의 여인들의 마음을 노래했다. 개인적으로 가을, 겨울의 여인들이 더 좋다.
중국에서는 이런 사철의 시로 병풍을 즐겨 만든다. 혹 재주 많은 이들이 미녀도와 함께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시는 장안성, 당대의 도심 중 도심이다. 남편을 먼 전장으로 보낸 여인네가 하루 빨래를 정리하며 다듬이질을 한다. '톡탁 톡탁', 지금은 듣기 힘들지만 70년대, 8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 도심에서 쉽게 듣던 소리다. 
보통 할머니와 어머니가 마주 앉아 다듬이질을 했다. 양손에 든 다듬이 방망이질이 묘한 리듬을 탔다. 어머니의, 아내의 리듬이다.

다듬질 소리는 그렇게 한 집, 한 집 담장을 넘어 장안성을 가득 채운다. 가을 밤이 깊어 갈수록 달빛이 영롱해진다. 
가을바람이 하염없이 불어 담장나무 가지를 흔든다. 
'쏴~쏴' 잠시 다듬질에 빠졌던 여인의 마음에 상념이 치솟는다.

님 계신 그곳, 벌써 겨울 찬바람 불 텐데….

시는 이어서 부지불식간에 나온 여성의 탄성으로 끝을 맺는다. 

良人罢远征
liáng rén bà yuǎn zhēng 
내 님 언제쯤 병역을 마칠까?” 

참 곱디고운 아내의 마음이다. 시는 声, 情, 征으로 운을 맞춰 읽으면 마치 다듬질 소리처럼 리듬을 낸다. 
시어도 언제나처럼 참 쉽다. 역시 이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