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세대 통신규격인 '5G' 관련 특허출원에서 34%로 최고의 점유율을 차지한 국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행 '4G' 점유율의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4G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제품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표준필수특허(SEP)를 장악한 바 있다. 하지만 차세대 산업의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는 5G에서는 중국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3일 전했다.

특허건수는 자동운전 등 각국의 신산업 육성과 차세대 국력을 좌우하는 중요 지표다.

SEP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대체할 수 없는 기술특허를 의미한다. 현재의 4G 스마트폰의 경우 출하가격의 대략 2% 정도가 특허사용료로 포함된다. 일본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에 따르면 4G 스마트폰의 SEP 사용료는 연간 1조 엔(약 10조 원)에 달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이는 특허를 선점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독일 특허 데이터 베이스 기업인 IP리틱스는 “금년 3월 현재 5G통신에서 필수적인 SEP 출원건수에서 중국이 34.02%로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12.74%로 3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12.34%로 4위에 오른 LG전자를 합해 25.08%로 국가별 순위 2위로 자리했다.

출원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중국 화웨이(華爲)기술로 15.05%를 차지했고, 핀란드 노키아가 13.82%로 2위에 올랐다. 중국기업 중에서는 중싱통신(中興通訊. ZTE)이 11.7%로 5위, 중국전신과학기술연구원(CATT)이 9위에 랭크되며 중국이 1위에 오르는데 공을 세웠다. 이어 미국 퀄컴(8.19%), 스웨덴 에릭슨(7.93%0, 미국 인텔(5.34%)의 순이었다.

통신기술에서 앞선 미국과 유럽이 3G와 4G에서 주력 특허를 선점해 중국과 유럽, 미국의 경쟁기업들은 거액의 특허이용료를 내왔다.

증국은 차세대 정보기술을 국가 산업정책인 '중국제조 2025'의 주력 과제로 설정 이후 국가차원에서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화웨이의 5G를 포함한 연구개발비는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6천6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기지국 개발 관련 특허출원도 우위에 있는데,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ZTE도 기지국 관련 특허출원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편, 한국은 삼성과 LG 주도로 점유율을 4G에서 보다 2 포인트 이상 높인 바 있다.

반면 미국은 14%로 4G에 비해 2 포인트 하락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등의 특허를 보유해 4G 시장에서 주력 플레이어 역할을 한 미국 퀄컴도 5G에서는 점유율이 소폭 하락해 6위에 랭크됐다.

다만 통신의 경우 기술특허는 누적되는 것이어서 5G가 되더라도 3G, 4G 특허가 계속 사용된다. 따라서 퀄컴의 우위가 바로 무너질 일은 없다. 이 회사의 올해 1~3월 지적재산 라이선스부문 매출액은 11억2천200만 달러로 나타났다.

SEP를 보유하는 기업은 특허수입을 올릴 수 있어 5G용 기지국이나 스마트폰 등에 새로운 설비를 제공할 때 가격경쟁력에 힘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SEP를 많이 보유하는 기업이 있는 국가일수록 5G 인프라를 저렴하게 확장할 수 있어 차세대 서비스에서 주도권을 갖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 출원 건수에 더해 이용빈도가 높은 중요한 특허 보유 여부 역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다.

한편,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로 5G와 관련, 화웨이 등 5개사를 정부조달 대상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팀 폴먼 IP리틱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는 5G 제품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다수의 특허를 선점하고 있어 미국에서 제품을 팔지는 못하더라도 특허이용료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은 막대한 개발비와 장기적인 계획으로 5G 기술개발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이 기반위에서 전개하는 각종 서비스에서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