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두쇠 이야기다. 옛날 중국에 형제가 살았다. 그런데 형도 구두쇠지만, 동생은 천하가 알아주는 구두쇠였다. 형제는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았다. 어느 날동생이 보고 싶은 형이 동생 집을 찾았다. 그런데 마침 저녁때였다. 이 동생 가만히 생각하니, 형에게 저녁을 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꾀를 냈다. 아내에게 "마침 장사하러 가 내일 오니, 하루 그냥 쉬고 내일 보자고 하시오"라고 말하고, 자기는 집 곳간에 숨었다. 형은 어쩔 수 없이 곳간 옆에서 하룻밤을 잠을 청하기로 했다. 형이 배고품을 참고 누운 순간, 여기서 재미있는 표현이草草cǎocǎo, 대충 대충이란 뜻의 단어다. "그냥 대충 누워 자다"이 말을 위 단어만 알면 중국어로 쉽게 쓴다. “就草草睡下了” 갑자기 큰 쥐가 닭을 쫓기 시작했다. 놀란 동생이 쥐를 잡느라 소동을 벌였다. 소란에 잠이 깬 형이 물었다. "아 동생 있는가?" 급한 동생이 답했다. "아 동생이 아니고, 형 동생 아내의 남편이오."
중국 자린고비 부자는 염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래야 부자가 되는지 모른다. 옛날 중국의 한 자린고비 부자가 손님을 맞아 차를 마시며 한담을 나눴다. 끼리끼리 논다고 이 손님 역시 구두쇠였다. 하인이 차를 가져 나왔다. 그런데 이 하인, 주인이 옷을 주지 않아 알몸이었다. 기왓장 두 장을 끈으로 묶어 겨우 앞뒤 아랫도리만 가렸다. 중국어로 기와는 와瓦wǎ다. 양사는 편片piàn이다. 가리다는 표현은 遮盖 zhēgài라고 한다. 주인이 화를 냈다. 이놈. 손님이 왔는데, 어찌 이리 무례하냐? 보다 부드러운 옷으로 갈아입지 못할까? 도대체 나를 어찌 보겠느냐? 하인이 놀라 나가 옷을 갈아입고 왔다. 그런데 이번엔 커다란 연잎으로 다시 앞뒤 아랫도리만 가린 채였다. 손님이 놀란 듯 말했다. 앞서 말했듯 이 손님도 주변에서 알아주는 구두쇠였다. 어허 이보시오. 주인장. 집안이 너무 사치스럽구려. 주인이 놀라 물었다. "아니 사치스럽다니요?" 그러자 손님이 다시 답했다. "다른 건 몰라도 어디 하인의 옷이 두벌이나 돼 필요할 때 갈아입는다는 말인가요? 너무 낭비가 심하시구려."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하 오해를 하시는군요. 저놈 하인과는 계약이 그렇습니다.
중국의 구두쇠 이야기는 참 많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놀랄 정도로 아껴야 부를 쌓을 수 있어서 그런지 모른다. 옛날 한 구두쇠 노인이 있었다. 젊어서 온갖 고생을 다하고, 또 아끼고 아껴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런데 부자면 무엇하나? 남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자기를 위해서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90이 넘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됐지만,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다. 심지어 자신을 돌봐줄 종을 둘만 했지만 종도 두지 않았다. 몸이 불편했지만 언제나 스스로 음식을 차려 먹었다. 보다 못한 친척들이 종복을 쓰라고 권했지만 이 노친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였다. 항상 거 종놈이 있으면 무엇 하나. 매일 내 음식 축만 내지. 라고 말했다. 종이 먹는 음식이 아깝다는 뜻이다. 그래 하루는 부자 친척이 노인에게 장난을 걸었다. "어르신, 내게 종놈이 하나 있는데, 이놈은 어려서 신선에게 바람을 먹고 연기만 싸는 도술을 배웠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되죠. 어쩔까요? 제가 이 종놈을 빌려드릴까요?" 여기서 '바람만 먹고 연기를 싼다'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喝风屙烟 hē fēng ē yān이다. 바람을 마시고, 연기를 싼다는 의미다. 屙는 큰 볼 일을 본다는 뜻이다.
远送挡三杯 yuǎn sòng dǎng sān bēi 멀리 배웅을 하면, 술 3잔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손님을 멀리 배웅하는 것을 중시해 하는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이 말을 이용해 술을 아낀 구두쇠 이야기다. 중국 한마을의 구두쇠가 연회를 열었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구두쇠라도 할 것은 하는 경우가 많다. '이리 할 것을 뭐 하려 했나?'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연회든 잔치든 해야 할 것은 한다. 체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구두쇠 그런데 손님에게 내놓는 술이 몹시 아까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손님들을 가능한 한 빨리 멀리 배웅해 떠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한 손님을 이 주인이 말 그대로 멀리 배웅을 했다. 발걸음도 대단히 빨리했다. 빨리 배웅을 해야 많은 손님들을 빨리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했다. "옛말에 멀리 배웅을 하면 술 세잔을 마신 셈 친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번 손님도 보통 재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손님이 말을 받았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그 술을 이리 급히 주시니, 이거 너무 빨리 마셔 취하겠습니다. 다시 좀 쉬었다 가야겠습니다. 말을 들은 주인의 얼굴이 빨갛게 붉어지고 말았다.
옛날 중국에 한 선비가 이웃 마을 부잣집에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연회 모습만 번드르하지, 음식 그릇에 담긴 고기는 먹을 게 고기는 없고, 뼈다귀만 그득했다. 중국어로 그릇은 碗 wǎn이라 한다. 선비가 속으로 화가 났다. '아니 어찌 그릇엔 고기만 있만 말인가? 누굴 x로 안다는 말인가!' 그래서 선비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자에게 한마디 던졌다. "당신 이 그릇 훔쳤지?" 주인이 화를 내며 답했다. "아니 밥 잘 먹고 그게 무슨 말이시오?" 선비가 말했다. 아니 내 오늘 이리로 오는 길에 우리 옆집 주인이 말하길. '아이고 어떤 놈이 내 그릇을 훔쳤네.'라며, '에라, 그놈의 그릇에 앞으론 뼈다귀만 담기거라!'라고 욕을 했단 말이요. 오늘 당신 그릇을 보니, 분명히 그 집에서 훔친 그릇이 맞다 싶소
옛날 구두쇠 양반이 있었다. 지방에서 높은 직책에 있어 손님을 자주 불러야 했지만, 이 양반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손님을 대접한 적이 없었다. 한 접시에 이것저것 담아 겨우 맛만 보게 하는 정도였다. 어느날 하루 연회를 열었는데,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 접시에 담긴 음식은 한두 젓가락이면 다 먹을 양이었다. 모두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비우고 물만 마셔야 했다. 그때 한 손님이 주인을 불렀다. "이보시오, 어르신. 여기 등 좀 빌려주시죠." 등은 한자다. 중국어로는 灯 dēng이라 발음한다. 흔히 양사 盏 zhǎn과 같이 쓴다. 말을 들은 주인이 놀라 물었다. "아니 백주 대낮에 무슨 등이 필요하단 말이요?" 손님이 답했다. 이게 음식이 어디에 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좀 더 잘 찾기 위해 등이 필요합니다. 주인은 어이없어 했고, 손님들은 모두 난처해하는 주인을 보고 고소해 했다고 한다.